‘존엄사 새댁’으로 잘 알려진 브리트니 메이나드(29)가 결국 생을 마감했습니다. 메이나드는 원래 11월 1일 존엄사할 것이라고 했다가 최근 “몸 상태가 괜찮아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며 한차례 미루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건강이 갑자기 악화돼 예정대로(?)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미국 비영리단체 ‘연민과 선택’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메이나드의 사망 소식을 알렸습니다. “그녀는 11월 1일 토요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자택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사망했습니다.”
연민과 선택은 “메이나드가 잦고 긴 발작과 머리와 목에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받았습니다. 뇌졸증과 같은 증상도 보였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죽음을 어쩔 수 없이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존엄사는 늘 논란 대상입니다. 이번 사례는 결혼한지 얼마 안 된 젊은 여성이기에 관심과 논란의 수위가 높았습니다. 2012년에 결혼한 메이나드는 신혼의 단 꿈을 채 펼쳐보기도 전에 악성 뇌종양 말기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6개월 밖에 살 수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게 올해 1월쯤입니다. 그녀는 6개월 이하의 시한부 환자에게 존엄사를 허락한 오리건주로 이사해 죽음을 천천히 준비해왔습니다.
새댁이 자발적으로 죽음을 선택한 일은 죽음과 거리가 먼 젊은이들에게 죽음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미국 퍼듀대학의 아브라함 슈바브 철학과 교수는 “메이나드는 죽음에 대한 논쟁의 청중을 바꿨다”고 평가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 입니다. 한 네티즌은 “그녀가 영면하길 바랍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존엄하게 죽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와 당신은 과연 평화롭게 죽을 수 있을까요”라고 묻습니다.
그러나 다른 네티즌은 말합니다. “그녀의 죽음을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하기만 합니다. 말기암이라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줄 알지만 저는 가톨릭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자살은 절대 안 되는 일인데….”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아직 때 아니다”라더니… ‘존엄사 새댁’ 결국 사망
입력 2014-11-03 15:24 수정 2014-11-03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