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향수에 부작용 착향제 성분 검출… 소비자원 “성분 표시 의무화해야”

입력 2014-11-03 12:53

시판 중인 향수 대부분에서 접촉성 피부염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착향제 성분이 검출됐다.

한국소비자원이 향수 40개 제품(수입 20개, 국산 20개)을 대상으로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20종) 사용 여부를 검사한 결과 전 제품에서 착향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3일 밝혔다.

착향제는 제품 당 최소 4종에서 최대 15종이 한꺼번에 검출됐다. 단일 착향제보다 여러 성분이 포함된 혼합액의 부작용 발생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착향제가 검출됐지만 성분 표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40개 제품 중 36개(수입 19개, 국산 17개)제품은 표시되지 않은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성분이 함유돼있었다. 이중 15개(수입 6개, 국산 9개) 제품은 착향제 성분이 10ppm 이상 포함돼있음에도 성분 표시조차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착향제를 ‘향료’로 표기할 수 있고,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가 10ppm 이상 포함됐을 경우 해당 성분 명칭을 기재·표시하도록 권장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유럽연합(EU)이 안전성 문제로 전면 사용금지를 추진하고 있는 착향제 HICC도 15개(수입 7개, 국산 8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HICC는 SCCNFP(화장품 및 식품 이외 제품 과학위원회)의 1999년 보고서 발표 이후 향료 알레르기를 가장 빈번히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15개 중 7개 제품은 성분 표시가 아예 없었고, 2개 제품(오 뒤 스와르 오드 빠르품·시슬리 코리아, 꾸뗄르 페르몬 향수·셀코스메틱)은 함유량이 10ppm 이상이었다.

소비자원은 “권장사항에 불과한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고 부작용 발생위험이 큰 HICC 등 3종의 착향제는 사용 금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