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늘었다지만…기업 10곳 중 9곳 “학벌 보고 뽑는다”

입력 2014-11-03 10:09
사진은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서영희기자

출신 대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을 한다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기업 10곳 중 9곳은 여전히 서류전형에서 학벌을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견기업이 학벌을 더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기업 418개사를 대상으로 “신입 채용 서류전형에서 학벌을 블라인드 처리하고 있습니까?”라고 질문하자 88%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기업규모별로는 ‘중견기업’(95.8%), ‘중소기업’(87.3%), ‘대기업’(84%) 순이었다.

기업 5곳 중 1곳(18.5%)은 “다른 자격조건이 부족해도 학벌이 우수해서 합격시킨 지원자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61.2%)이 신입 채용 평가 때 학벌이 반영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학벌도 노력한 성과라서’(46.5%,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객관적 검증 방법 중 하나라서’(44.5%), ‘학벌에 따라 역량수준에 차이가 있어서’(41.8%), ‘검증된 인재를 채용하는 방법이라서’(17.6%), ‘우수인재를 찾는 방법이라서’(14.5%) 등으로 답했다.

반면, 학벌 반영에 부정적인 기업(162개사)은 그 이유로 ‘학벌이 곧 실력은 아니라서’(77.2%, 복수응답)를 1순위로 선택했다. 이어 ‘학벌보다 중요한 평가 기준이 있어서’(36.4%), ‘선입견이 생겨 공정한 평가가 어려워서’(32.7%), ‘다방면의 인재선발 기회를 놓칠 수 있어서’(28.4%), ‘지원자의 연봉 등 조건 눈높이가 높아져서’(21%), ‘학벌위주 채용 시 위화감이 조성되어서’(13.6%) 등의 이유를 들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