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은 성적순으로?’
경북의 한 초등학교 3학년 학급이 시험 점수에 따라 1등부터 꼴찌까지 차례로 급식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시민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전국의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로부터 경쟁교육 실태를 제보받아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 학급은 성적 순으로 차례로 줄을 서서 급식을 받아먹는다.
성적이 하위권인 A모군은 거의 1년 내내 맨꼴찌로 밥을 먹고 있다.
부산에 있는 다른 초등학교는 점심시간 전에 문제를 다 풀게 하고 다 푼 순서대로 급식을 먹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한 고교의 자습실에는 전교 50등까지만 들어갈 수 있는 ‘유리부스 자습실’이 있다. 자습실 책상도 전교 석차순이다. 학생들은 유리부스 안에 들어가는 아이들을 ‘유부남(유리부스에서 공부하는 남자)’ ‘유부녀(유리부스에서 공부하는 여자)’로 부르며 부러워한다.
네티즌들은 “하도 기가 막혀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그 성적순으로 급식 먹는 순서를 정하는 학교가 고등학교도, 중학교도 아닌 초등학교였다. 이건 미쳐도 보통 미친 수준이 아닌 게다.”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재앙이 따로 없어요. 인간이 인간을 착취하고 억압하고 유린하는 게 재앙입니다. 그걸 학교에서 가르치는 나라! 이게 대한민국입니다!” “초1, 초3 키우는 학부모로 너무 참담하네요” "밥 일등 먹으려면 일등해야 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반면 한 네티즌은 "애들때부터 경쟁을 시켜야 기득권 내지 권력이 사람관리가 쉬워지기 때문 아닐까요? 모두가 기득권이 되면 상류층이 누리는 재미가 없어지요. 이건 삶의 원리로 봐야"라는 반론을 폈다가 뭇매를 맞았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급식은 성적순…자습은 유부남, 유부녀만?
입력 2014-11-03 09:23 수정 2014-11-03 0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