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파키스탄 국경 검문소서 자살폭탄 테러…55명 사망,120명 부상

입력 2014-11-03 08:14 수정 2014-11-03 09:22
인도와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인근 국경검문소에서 2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현지 주민들이 테러 희생자들 주위에 몰려있다. ⓒAFPBBNews=News1

인도와 국경을 접한 파키스탄 동부 라호르 인근 국경검문소에서 2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55명이 사망하고 120명 이상 다쳤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자살폭탄 테러는 이날 해질 무렵 라호르 인근에 있는 와가 국경검문소의 파키스탄 쪽에서 매일 장중하게 펼쳐지는 국기하강 행사를 보려고 8000여명의 인파가 몰려 있는 와중에 일어났다.

파키스탄 경찰 관계자는 “10대로 보이는 자살폭탄 테러범이 자신의 몸에 두르고 있던 폭약을 터트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범인이 보안장벽을 타고 넘는데 실패하자 관중이 밀려나오는 순간 자폭했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 TV는 구급차가 사망자 시신과 부상자를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로 실어나르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이맘 후세인의 순교(서기 680년)를 애도하는 아슈라를 맞아 파키스탄 전역에 비상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발생했다. 자폭테러 희생자 중에는 2명의 무장순찰대원, 여성, 어린이가 다수 포함됐다.

테러를 자행한 주체에 대해 파키스탄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무장세력 3곳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해 혼선을 빚고 있다.

파키스탄탈레반(TTP)의 분파 대변인 압둘라 바하르는 지난해 미국 무인기 공격으로 숨진 자파 지도자 하키물러 메흐수드의 복수를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9월 TTP에서 이탈한 자마트 울 아흐라르 분파도 테러의 배후라고 나섰다. 에흐사눌라 에흐산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북와지리스탄에서 진행 중인 정부군의 소탕작전으로 사망한 동료 대원의 복수 차원에서 자폭테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파키스탄 TV는 수니파 무장세력 준둘라(신의 아들) 소행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와가 검문소는 파키스탄과 인도 간 주요 육상통로로 양국 사이에 대규모 교역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