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가 한 달여 만에 다시 급랭되는 형국이다.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북측과 팽팽하게 맞섰던 우리 당국이 이번에는 예정됐던 고위급 접촉 무산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2일 “북한이 어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민간의 자율적 전단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를 비호·지원한다고 왜곡하고 이를 빌미로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날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에서 “우리의 최고 존엄을 악랄하게 훼손하는 삐라 살포 망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그 어떤 북남 대화도, 북남관계 개선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한 것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북한은 최근 대북전단 살포 중단이 2차 고위급 접촉 개최의 전제 조건이라면서 연일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해왔고,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살포를 직접 나서서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개최 기한인 11월 초가 됐지만, 양측이 이 문제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끝에 결국 2차 고위급 접촉은 개최 합의 한 달여 만에 사실상 무산되게 됐다.
특히 상대방 지도자에 대한 비난까지 다시 등장하면서 남북 간 갈등이 확산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고위급 접촉한다더니… 한달 만에 남북관계 ‘급랭’
입력 2014-11-02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