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개혁, 수험생처럼 '열공'하는 김무성

입력 2014-11-02 16:43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 ‘열공(열심히 공부하기)’ 모드다. 각종 관련 자료들을 정독하고 같은 당 의원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데 온 힘을 쏟고 있다.

7·14 전당대회 이후 줄곧 당청 관계 잡음을 빚던 김 대표가 어느새 박근혜정부 명운이 걸린 ‘랜드마크 폴리시(대표정책)’ 추진의 전면에 나선 셈이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2일 “요새 김 대표가 마치 대학입시 수험생처럼 공무원연금을 샅샅이 공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 본인도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8일 자신이 대표 발의해 국회에 제출했던 연급법 개정안을 언급하며 “전혀 부담감이 없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당 소속 국회의원 158명의 의견을 상세히 수렴하고 설득할 게 있으면 설득까지 하며 다른 당내 잡음 없이 전원 찬성을 얻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누군가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십자가를 져야 한다. 그렇다면 그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또 “정당은 선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새누리당도 그건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집권여당인데 선거보다 국가와 국민, 미래세대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 대표의 열공에는 절박함이 담겨져 있다. 다른 측근 인사는 “김 대표가 ‘나도 내용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한 적이 있다”며 “자신이 대표 발의한 것도 책임감을 더욱 무겁게 하는 요인 같다”고 부연했다.

사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직접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수학 공식처럼 어렵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내용을 알기 힘들 정도다. 그래서 김 대표는 거의 매일 관련 자료를 열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최근 공무원연금 개혁 자료들을 김 대표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도 수시로 비서진에게 각종 자료를 요구한다고 한다. 또 외부 식사 약속을 줄이고 공부 시간을 늘리려 애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정교사’들의 조언도 얻고 있다. 새누리당 공무원연금 제도개혁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김 대표에게 수시로 개혁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부 전문가들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학 교수·연금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과외’를 받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모르는 부분을 묻고 설명을 듣는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이른 아침 시간을 활용해 외부 전문가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한 내용들을 토론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