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1일은 44회째 맞이하는 눈의 날이다. 대한안과학회에서 지정한 ‘눈의 날’은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눈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관리를 독려하고자 대한안과학회에서 지정한 날이다.
올해 안과학회에서 내세운 눈 건강 슬로건은 ‘근시와의 전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근시를 질병으로 인식하기보다는 단순하게 시력저하의 이유로 생각하고 있지만, WHO에도 등록된 질병이다. 근시는 차후 실명을 야기하는 망막질환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어 이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누네안과병원 권오웅, 김순현, 유용성 원장단의 도움말로 망막질환에 의한 실명위험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우리나라 10대 근시 유병률 심각한 상황
대한안과학회는 ‘제44회 눈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10대 근시 유병률 현황’을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2~18세 청소년의 근시 유병률(0.75 디옵터 이상)은 80.4%로 60대 노인 근시 유병률(18.5%)의 4.35배였고, 고도 근시 유병률(?6 디옵터 이상)도 12%에 달해 60대(1.5%)보다 8배나 높았다. 이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10대 근시 발생 현황이 가장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안과학회의 유병률 현황 조사에 따르면, 1970년대 초등학생의 근시 유병률은 8~15% 내외였지만, 1980년대에는 23%, 1990년대에는 38%, 2000년대에는 46.2%에 달해, 현재 초등학생 근시 유병률은 40년 전의 5.8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들은 하루 인터넷은 1시간, 스마트폰은 2.6시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한안과학회에서 권장하고 있는 적정시간인 하루 1시간미만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청소년은 단 7.7%에 불과했다. 영·유아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10년 후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근시 유병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이 근시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 수 있다.
망막장애를 야기하는 고도근시
일반적으로 눈의 성장과 함께 진행되는 근시는 18~20세가 되면 멈추기 때문에 10대 시절의 근시 예방과 관리가 평생의 시력을 좌우할 수밖에 없다. 10대 청소년이 안과 검진을 받고 근시 혹은 고도근시라는 진단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안경처방을 받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알아야 하는 사실은 고도근시는 단순이 시력이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안질환의 위험성이 커져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도근시가 다른 안질환으로 발병될 수 있는 이유는 근시는 안구의 크기가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안구가 커지면서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망막도 함께 늘어나 고도근시를 가진 사람은 정상인보다 망막과 시신경이 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망막이 약한 만큼 두께가 얇고 외부 자극에 약해 망막에 변성이 생기기 쉽고 변성이 생긴 망막은 구멍이 생겨 결국에는 떨어지게 되는 망막박리까지 발병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망막장애는 여러 가지 실명할 수 있는 안질환을 발병시키지만, 망막에 이상이 생겨도 증상이 뚜렷하기 않기 때문에 스스로 알기가 어렵다. 우리의 몸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면 통증과 같이 느낄 수 있는 증상과 피와 멍 같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증상이 있기 때문에 아픈 곳을 알 수가 있지만, 눈의 망막은 다르다. 망막이 아파도 초기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통증이 없기 때문에 직접 안저를 보면서 망막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망막질환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근시’ 진단을 받았다면 안경만 착용할 것이 아니라 병원을 찾아 정밀한 안과 검진을 받아 보아야 한다.
노인 실명 1위, 황반변성
실명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3대 망막 질환은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그리고 망막박리가 있다. 3대 실명질환 모두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초기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눈에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진행이 많이 되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거나 실명 직전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래 증상과 치료 등을 충분히 숙지한 후 조기발견과 그 예방에 힘써야 하겠다.
망막관련 안질환 중에서 실제로 65세 이상 노인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황반변성은 망막의 가장 중심에 있는 황반에 변성이 오는 질환을 일컫는다. 황반은 작지만 민감한 부위로 사물의 중심을 볼 수 있게 하고 사물을 인식해 색을 구별하는 등 시력의 90%를 담당한다. 망막에 나이가 들면서 시세포가 밀집된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인다. 그리고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생기고 여기에서 누출된 혈액이나 액체가 황반을 손상시켜 시력을 떨어지게 만드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의 가장 큰 원인인 ‘노화’
황반변성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노화이다. 나이가 들면서 황반의 세포와 혈관 기능이 떨어지면 망막에서 나오는 노폐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는데, 그러면 망막 아래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원래 없던 혈관이 새로 생성되는 등(신생혈관) 황반 부위에 변성이 나타나는 것이다. 고지방식 등 서구식 식생활이 보편화하면서 국내에서도 고지혈증 등 서구형 혈관질환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런 질환은 황반 부위의 모세혈관을 막아서 황반변성을 가중시킨다.
이 병은 60세가 넘으면서 늘어나고, 젊은 사람에게는 찾아보기 힘들다. 여자가 남자보다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 외에 황반변성 발병을 가져오는 두 번째 위험 요인은 흡연이다. 흡연 여성은 비흡연 여성보다 황반변성 발병 가능성이 2~2.4배 높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의 흡연율이 증가하는 점으로 볼 때, 향후 30~40년 뒤에는 여성 황반변성이 크게 늘 것으로 우려된다. 황반변성은 과거 흡연량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 금연해도 발병 위험은 수년 이상 높게 유지된다. 따라서, 황반변성 예방을 위해서라도 남녀 모두 담배는 당장 끊는 게 좋다.
실명 위험이 높은 습성황반변성
황반변성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시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의 두 가지로 나뉘는데, 건성에서 시작해 습성으로 진행하며, 습성 황반변성이 실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건성황반변성은 병이 생기되 황반 부위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만들어지지는 않은 단계이다. 건성황반변성은 본격적인 치료단계가 아니며 병의 진행이 악화되어 습성황반변성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정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건성황반변성 환자 10명 중 1~2명 정도는 습성황반변성으로 진행한다. 카메라 필름이 젖으면 사진이 찍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습성 단계가 되면 황반 주위에 비정상적인 모세혈관이 생기는데, 이 혈관은 물이 새는 파이프처럼 혈액이 샌다. 새어 나온 혈액은 황반을 적시면서 시세포를 손상시키며, 마른 뒤에는 황반 주변에 딱지처럼 앉아서 시야를 가린다. 한쪽 눈에 습성황반변성이 생긴 환자의 30~40%는 5년 안에 반대쪽 눈에도 생긴다. 습성황반변성은 제 때 치료하지 않으면 반드시 시력 소실을 가져온다.
습성황반변성이 오면 바둑판이나 한옥창틀 같은 격자무늬가 가운데 부분부터 휘어져 보인다. 이런 증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안과에 가서 망막을 확인할 수 있는 안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습성황반변성 환자가 안저검사를 받으면 황반 부위에 신생혈관과 함께 출혈이나 물집 등이 발견된다.
치료를 통해 늦출 수 있다
황반변성 치료방법에는 비쥬다인을 이용한 특수레이처치료와 항체주사치료 두가지 방법이 있다. 특수레이저치료가 먼저 일반화되었지만, 항체주사치료가 나온 뒤로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항체주사치료가 보다 간단하고 부작용이 더 적다는 이유다. 따라서 우선은 항체주사치료를 해보고 효과가 없는 경우 특수레이저치료를 하여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최근 보편화되고 있는 항체주사 치료법은 VEGF를 억제하는 항체를 눈동자 안에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다. 황반 주위의 신생혈관 생성은 VEGF(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라는 물질이 촉진하는데, 황반변성 항체주사는 이러한 대부분의 환자에서 병의 진행이 억제되는 동시에 일부 환자에게서는 시력을 다소 회복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항체주사약은 루센티스와 아바스틴 그리고 아일리아까지 세 가지가 있다. 루센티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음부터 황반변성 치료제로 승인 받은 약품이다. 아바스틴은 원래 항암제로 개발됐는데 황반변성에도 효과가 입증돼 안구 주사용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2013년 3월 습성관련 황반변성 치료제로 승인받은 아일리아도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항체주사는 주사 후 효과가 유지되는 기간이 길지 않은 편이어서 1개월에서 수개월 단위로 여러 차례 주사를 맞아야 한다. 평균 2년에 10회 이상의 주사를 맞아야 한다.
습성황반변성에 흔히 쓰는 치료법이 광역학치료이다. 비쥬다인이라는 빛에 반응하는 특수한 물질을 팔에 정맥주사로 놓으면 이 물질은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다가 황반 부위의 신생혈관만 염색시킨다. 이어 특수한 레이저를 쏘면 정상조직은 건드리지 않고 염색된 신생혈관 조직만 파괴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선 광역학치료를 중요한 치료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에게는 ‘결절맥락막혈관병증’이라는 형태의 습성황반변성이 서양인에 비해 유독 많은데, 광역학치료는 이런 형태의 습성황반변성에 대한 초기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역학치료의 부작용으로 망막하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망막하 출혈 발생 시 치료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식약청 허가로 현재 임상실험 중에 있다.
누네안과병원 권오웅 원장은 “황반변성이 무서운 실명질환인 이유는 초기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며, “단순히 사물을 볼 때 초점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사람들이 노안증상으로 착각해 병을 키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황반변성이 진행되기 시작하면 황반의 시세포들의 손상이 발생하여 사물이 찌그러지거나 휘어져 보이며 한 쪽 눈에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45%가량 5년 이내 다른 쪽 눈까지 발병하게 되므로 병의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질환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기적인 안과검진이 필요하다”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뇨병이 있다면, 무조건 받아야 하는 안과검진
두 번째 대표적인 망막관련 실명질환은 당뇨망막병증으로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 꼴로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만성질환인 당뇨의 가장 무서운 합병증 중 하나이다. 당뇨망막병증은 눈의 망막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에 오랜 기간 높은 당이 포함된 피가 흘러 망막의 혈관과 조직이 손상 받아 생긴다. 보통 당뇨진단을 받은 지 10년 후부터 발생하지만,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5년 만에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혈당관리를 철저히 해도 당뇨병 유발 후 20년이 지나면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난다. 젊은 나이에 당뇨병을 진단받았다면 당뇨망막병증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당뇨망막병증은 크게 신생혈관이 없는 비증식당뇨망막병증과 망막에 신생혈관이 생기는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구분한다.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망막미세혈관의 파괴로 나타나는데 혈관의 일부가 막히거나 혈관 벽이 약해져서 나오는 동맥류가 발생한다. 이는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며,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지만 망막의 핵심 부위인 황반에 출혈이나 부종이 생기면 시력이 나빠지게 된다. 그렇게 시력이 떨어지고 특히 주변이 어두운 경우 물체의 식별이 어려울 수 있다.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은 당뇨망막병증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며 서서히 진행되어 증식당뇨방막병증으로 악화된다.
증식당뇨망막병증은 망막의 혈관이 약해져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새로운 혈관을 만들어 내는 단계이다. 비증식당뇨망막병증의 100%가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환자는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병이 진행되기도 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혈관은 앞서 설명했듯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쉽게 출혈을 일으킨다. 그리고 그 출혈은 시력을 떨어지게 만든다. 망막 내 출혈은 자연적으로 흡수되긴 하지만 병이 진행될수록 주기적으로 출혈이 반복되면서 출혈로 인한 시력회복이 느려지고 신생혈관 주변에 흉터와 비슷한 조직이 생기는데, 다른 주변 조직을 잡아당겨 망막박리와 재 출혈이 반복되고, 결국엔 실명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완치는 아니지만,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치료법
당뇨망막증의 치료는 병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그리고 시력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병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체주사치료, 레이저 치료 그리고 유리체절제술 이렇게 세가지 치료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하는 치료는 항체주사치료다. 부분 마취로 시행되어 5분이면 시술이 끝나기 때문에 짧은 치료 시간과 환자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에도 쉽게 치료 가능하다. 그리고 더 이상 레이저 치료를 할 수 없는 환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선호한다.
치료 원리는 눈 속의 출혈의 위험이 있는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을 생성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의 항체를 눈 속에 주사해 혈관의 출혈을 막는 것이다. 그렇게 신생혈관 생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억제시켜 시력을 회복하게 하는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그리고 또 다른 치료법은 레이저 치료다. 레이저 치료는 손상된 조직을 레이저를 활용해 병의 진행을 막는 시술이다. 오랜 시간 사용된 치료법이기 때문에 효과가 입증되었지만 야간 시력 저하, 눈부심, 시야가 좁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치료법은 유리체절제술이다. 이는 병의 진행으로 눈 속 출혈이나 견인 망막박리 등으로 시력저하가 생기며 주사와 레이저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에 수술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유리체절제술은 혼탁한 유리체를 제거하고 맑은 액체로 바꾸는 동시에 망막에 생긴 새로운 혈관과 혈관을 감싸고 있는 막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수술인 만큼 망막에 손상을 입히지 않도록 경험이 풍부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혈당관리만으로 막을 수 없는 당뇨망막병증
당뇨망막병증을 철저하게 예방하기 위해서는 당뇨환자라면 무조건 적어도 6개월~ 1년에 한 번씩은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당뇨망막병증의 원인이 당뇨인 만큼 철저한 혈당 조절은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이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혈당 조절만 믿다간 병의 진행을 알지 못하고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누네안과병원 김순현 원장은 “보통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이 안정되면 당뇨망막병증의 진행도 멈춘다고 생각해 눈 검사를 소홀히 한다”며, “혈당조절이 잘 되어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이 안정되었다고 할지라도 최소 2년 이상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 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문증으로 시작되어 실명까지 될 수 있는 망막박리
마지막 세 번째 실명질환인 망막박리는 그 이름 그대로 이 얇은 막이 떨어져 나간 것을 뜻한다. 망막이 박리되어 들뜨면 망막에 영양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시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고, 망막이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되면 실명에 이를 위험이 있다.
현대의학으로는 아직 망막을 인공물로 대체하거나 재생시킬 수 없다. 보존을 위해 제때, 제대로 치료해야 한다. 초기에는 눈 속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 또 움직일 때마다 불빛이 번쩍거리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망막이 완전히 떨어지기 전에 눈앞에 까만 점이 어른거리거나 거미줄이 쳐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 갑자기 시야가 캄캄해지거나 사물이 구겨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망막이 찢어지거나 떨어져 나온 것이다.
아직까지 망막박리의 원인은 노화현상 외엔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주로 고도근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선천적으로 망막이 약한 사람,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 등에게 발병 확률이 높으므로 평소 이러한 증세가 없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빨리 치료할수록 빨라지는 회복속도
일단 찢어진 망막은 다시 봉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치료는 망막을 봉합 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저나 외과적 수술을 이용해 박리된 망막을 다시 안구 벽에 붙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망막에 구멍만 생겼다면 레이저를 이용해 구멍을 메우는 치료를 하고 망막이 분리되기 시작하면 공막돌륭술을 받아야 한다. 공기나 가스 등을 초자체강 내에 주입해 떨어진 망막을 접합하는 방법도 있다. 현재 레이저 치료 및 수술 시 성공률은 90% 정도다.
망막이 찢어지거나 떨어진 후 치료가 늦어질수록 망막박리가 진행되면서 시야결손과 분리부위가 점차 넓어진다. 대다수의 전문의들은 망막박리가 생긴 후 치료하지 않고 3주 이상 방치하면 눈 속에 흉터가 생기고 굳어져 회복이 힘들게 되며, 심각한 경우 실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다른 합병증을 동반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곧바로 안과를 찾아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누네안과병원 유용성 원장은 “망막박리는 한번 발생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한 쪽 눈에 망막박리가 발생했다면 반대쪽 눈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으며, “망막박리가 있었던 사람은 수술 후에도 눈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무거운 짐을 운반하는 등의 힘쓰는 일은 피해야 하며, 조깅, 마라톤, 점프 등과 같이 머리를 심하게 흔들거나 때리는 운동도 삼가는 것이 좋다”며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관리 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안과검진과 올바른 생활습관만이 눈을 위한 최선의 방법
실명질환을 예방하는 방법 중 가장 저렴하고 쉬운 것은 바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다.
특히 망막에 장애가 생길 위험이 높은 고도근시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안과 검사가 아닌 망막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전문적인 망막검사가 가능한 대학병원이나 안과전문병원에서 동공을 확대해 안구 내의 유리체, 망막, 맥락막, 시신경 유두 등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실제 누네안과병원에서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위해 안과정밀검사를 받은 사람 7,964명 중에서 망막질환이 발견된 사람과 망막질환관련 레이저 치료를 받은 사람이 총 538명으로 약 7%로 조사되었다.
이들의 대다수가 고도근시라는 점에서 볼 때, 시력교정수술을 계획하지 않더라도 근시를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망막검사를 권한다.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오현섭 원장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눈 건강을 체크하는 것 외 일상생활에서도 눈 건강을 위한 건강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컴퓨터나 모니터를 50분간 사용하고 10분 정도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휴식 시 창 밖 먼 곳을 바라보면서 눈을 쉬어 주면 더 눈의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업무 중간 중간 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여 눈물을 공급해 주고, 두 손을 비빈 후 눈을 지그시 감싸 주거나, 눈썹을 따라 관자놀이까지 지압을 하는 등 눈 주변근육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눈 마사지로 피로를 풀어 주는 것도 좋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노년기 눈건강 지키는 법… 안과 정기검진 생활화 ‘최고야!’
입력 2014-11-02 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