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부업체가 한국 대부 시장을 절반 넘게 장악했다.
일본계 대부업체 21곳의 대부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한국 시장 56%를 장악한 규모다. 대부액의 95%는 개인 대상이고, 금리 평균은 36%로 국내보다 높았다.
금융당국과 대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대부업체 98개 가운데 일본계는 21개(21.4%)로, 내국계 74개(75.5%)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일본계 21곳의 전체 대부액은 4조9천700여억원(56.2%)으로, 내국계 74개 전체를 합친 대부금액 3조5천600여억원(40.2%)보다 많았다. 2009년 말 49.9%였던 일본계의 대부액 비중은 2012년 말 52.3%에서 지난해 말 56.2%로 증가 추세다.
특히, 대부업계 1,2위는 모두 일본계로 압도적인 규모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대부금액이 2조1700여억원으로 업계 3위인 내국계 웰컴크레디라인대부(5000억원)의 4배 수준이다. 업계 2위인 일본계 산와대부도 대부액이 1조2700여억원에 달한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와 산와대부만을 합친 대부잔액만 3조4000억여원이었다.
일본계 업체들은 법인보다는 대부분 개인신용 대부에 주력한다. 국내 업체는 법인 비중이 크다. 일본계 업체의 개인신용 대부는 4조7300여억원으로, 전체 대부액의 95%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업체의 개인 비중은 2조3200여억원으로 65.3%를 차지한다.
일본 업체의 대부금리는 연평균 36.8%로, 국내 업체의 평균 금리 연 27.8%보다 9%포인트 높다. 일본계가 소액신용 대부 중심으로 영업을 하는 반면, 국내계는 소액 신용대부와 법인·담보 대부 등으로 분산 운용했기 때문이다.
업계 1위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경우 거래자 수는 53만7000여명, 산와대부는 34만6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웰컴크레디라인대부(16만여명)의 2~3배에 달한다. 아프로대부의 1인당 평균 대부금액은 400만원, 산와대부는 370만원 수준으로, 350만원 안팎 수준인 국내 업체 평균 대부금액보다 높다.
총 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일본계가 50.1%로, 국내 업체 24.9%보다 크게 높았다. 이에 따라 차입금 의존도는 일본계는 45.4%였지만, 국내계는 70.6%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계가 조달 비용이 내국계보다 크게 낮은 자금을 들여와 영업하기 때문에 국내 업체보다 비교 우위에 있다”며 “내국계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일본계 대부업체, 韓시장 56% 장악… 대부액 5조원, 1·2위 업체 거래자수는 88만명
입력 2014-11-02 10:09 수정 2014-11-02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