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운동 시절부터 헌신했는데, 연금을 줄여?” 공무원·교원 여의도 총궐기 대회

입력 2014-11-01 13:44 수정 2014-11-01 13:55

11월 첫 날인 1일 여당의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전국 공무원들의 성토가 터져 나왔다. 공무원연금 투쟁 협의체인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는 1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 광장에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100만 공무원·교원 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낮 12시 서울 지하철5호선 여의도역 3번 출구 주변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부분 편안한 등산복 차림이었다. 참가 연령은 20대 여성부터 60대 남성까지 다양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공무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투쟁’ ‘결사 저지’ 등의 문구가 쓰인 머리띠를 두른 사람도 있었다. 한 집회 참여자는 “현직 공무원 뿐 아니라 퇴직자도 참여 한다”고 전했다.

퇴직을 1년 앞뒀다는 지방 공무원 A씨는 “처음 공무원 생활을 시작할 때 월급이 당시 직장인의 30% 수준인 2만5000원이었다.”며 “70년대 새마을운동 시절부터 정신없이 바쁘게 일하다 이제 퇴직할 시점이 돼 연금액수를 줄인다는 소식을 들으니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젊은 교사들 역시 불만을 표시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2년 전 교사생활을 시작했다는 B(여)씨는 “우리 세대는 과거에 비해 치열한 임용고시 경쟁을 거쳐 교사가 됐다”며 “힘들게 교사가 됐는데 앞으로 연금 액수도 줄어든다고 생각하니 우리들만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위층 공무원·국회의원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울의 한 구청에서 근무하는 40대 공무원 C(여)씨는 “국회의원이나 장관들은 하루만 일해도 연금을 받는 상황에서 일반 공무원들만 희생해야 하느냐”며 “정부는 국민연금에 맞춰 공무원 연금액을 낮추기보다 국민연금의 지급액을 끌어 올릴 고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투본은 “새누리당이 당사자와의 논의 절차 없이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공적연금으로서 기능을 잃은 개악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대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들은 대회에서 공무원·교원 총파업과 박근혜 대통령 신임투표 시행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대회가 끝나는 오후 4시쯤부터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앞까지 2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한다.

글·사진=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