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치료 간호사, "내가 왜 격리? 근거 없다"…남친과 자전거 타고 다녀 파문

입력 2014-10-31 20:38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다 귀국한 미국인 간호사가 주 당국의 ‘자택 격리’ 명령을 거부하고 외부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 파문이 일고 있다.

케이시 히콕스(33)는 30일(현지시간) 남자친구와 메인주 켄트 포트에 있는 자택에서 나와 헬멧을 쓴 채로 5km 가량 자전거를 탔다. 에볼라가 확산된 시에라리온에서 24일 귀국한 히콕스는 뉴저지주의 첫 의무격리 대상자가 돼 사흘간 격리된 후 퇴원해 메인주로 돌아왔었다.

메인주는 에볼라 바이러스 잠복기인 21일 동안 히콕스에게 자발적 자택 격리를 명령했다. 하지만 히콕스는 전날 MS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에볼라 바이러스에 음성반응을 보였고, 현재 아무런 증상도 없으므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없다”면서 주 정부의 조치를 따를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집앞 기자회견에서도 “격리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 가만히 앉아 내 인권이 침해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루 2번 체온을 재는 등 몸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간호사협회도 히콕스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히콕스는 아무런 증상도 없어 질병통제예방본부(CDC)의 격리 대상이 아니다”면서 “과도한 조치는 에볼라에 대한 공포와 오해만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히콕스의 행동에 대해 폴 르페이지 메인주 주지사는 “주 정부의 노력에도 히콕스와 합의에 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며 “법이 허용하는 권한을 최대한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이 법원명령을 받아 의무 격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볼라 잠복기를 고려한 21일간의 격리 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