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고 야스쿠니 신사에 계속 참배하는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우경화 행보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나이 교수는 전날 도쿄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고노(河野)담화를 다시 문제 삼거나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을 보면 1930년대 일본을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나이 교수는 “(이런 움직임들은) 일본이 민주주의를 답습하지 않는 것 같은 이미지를 자아낼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두드릴 빌미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핵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한국과의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이 교수는 야스쿠니 신사를 대체할 국립추도시설 건설이 필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태평양 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함께 참석한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미국이 과거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노예로 삼고 차별한 것을 언급하며 “미국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도 계속 사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 노예 문제에 대한) 사과가 지난 100년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은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국제적 비난 여론에 반박하기 위한 특위 활동을 재개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자민당 내 ‘일본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특명위원회’는 30일 첫 회의를 열고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자신들의 주장을 국제 사회에 전파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정조회장은 회의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비난에 단호하게 반박해 국내외에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지난 8월 아사히신문이 위안부 문제에 관한 보도취소 결정을 한 것과 관련해 보도가 국제 사회의 여론에 끼친 영향도 조사하기로 했다. 다만 고노담화를 수정할지 여부는 위원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1930년대 일제 떠오르게 한다” 조지프 나이 美하버드대 석좌교수 아베 정권 우경화에 일침
입력 2014-10-31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