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탈북여성, 탈북자 정보 北에 넘기려다 덜미

입력 2014-10-31 15:32
북한의 지령을 받고 탈북자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넘긴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모(45·여)씨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100여명이 넘는 탈북자들의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김씨는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과 경기도 용인, 경북 포항과 안동 등 전국 다방에 위장취업한 뒤 먼저 취업해 일하고 있던 탈북자들의 신상 정보 등을 휴대전화와 보이스펜 등으로 녹음·촬영했다. 김씨는 이렇게 수집한 92명의 자료를 USB에 담아 지난해 7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남북여자축구대회 때 북한 여자팀 응원석에서 북한 영사관이 보낸 50대 남성에게 전달했다.

김씨는 불구속 기소된 상태였던 4~7월에도 28명의 탈북자 정보를 수집했으며, 이를 이달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 북한 측 연락책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2013년 6~12월 중국에 있는 북한 영사관과 5차례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다고 진술했고 경찰은 통화기록을 확인 했다. 경찰은 북한 영사관 측과 통화해 지령을 받거나 정보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통해 북한 측에 정보가 넘어간 탈북자 중 북한과 접촉한 사람이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한편 김씨는 북한에 가족을 남겨두고 2011년 3월 라오스를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2012년 1월부터 경산시 한 주공아파트에 정착해 살았으며, 같은 해 북한에 있는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 측 인사로부터 탈북자 동향 등을 보고하라는 지시와 지령 수행 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