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확산될 위험이 크다고 한 에볼라 전문가가 경고했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방송 RFI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발견한 벨기에의 저명한 미생물학자 피터 피오트 박사가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급증하는 데다 중국 당국은 전염병 예방·통제 능력이 취약하다”면서 이같이 예측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오트 박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의학 학술회의에서 “아프리카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중국인 중 일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귀국하면 중국에서 재앙이 일어날 것”이라면서 “에볼라 바이러스는 종전 전염병과는 완전히 다르며 중국의 국공립 병원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가려낼 검사 수준이 상당히 낮다”고 우려했다.
지난 2002∼2003년 창궐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계기로 중국의 공중위생과 전염병 예방·통제 수준이 개선되긴 했으나 에볼라와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처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아직 에볼라 확진 판정 환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변경지역과 출입국사무소 등을 중심으로 방역과 출입국자 조사 등 바이러스 유입 차단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피오트 박사는 “현재의 공항 검역 시스템이 대부분이 에볼라 검역에 취약하기 때문에 각국은 공항 검역 시스템을 강화하고 에볼라 예방과 확산 방지에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국내의 에볼라 방역 업무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변경, 출입국 관리 당국의 철저한 검사와 출입국자들에 대한 엄격한 체온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지난 3월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에볼라가 발병한 이후 4월, 8월, 9월 등 세 차례에 걸쳐 2억5000만 위안(약 425억원) 상당의 긴급원조를 제공한 데 이어 5억 위안 상당의 에볼라 대응 추가 원조계획을 발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전염병 후진국 중국서 에볼라 발생하면 재앙” 방역전문가 경고
입력 2014-10-31 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