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53)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했다.
팀 쿡은 30일(현지시간)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쿡은 "내 성적 성향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적도 없었다"면서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며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성애자로 살면서 소수자에 대해 깊이 이해를 할 수 있었고 더 공감을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며 "때때로는 힘들고 불편했지만 나 자신으로 살고 역경과 편견을 넘어설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자로서의 공감 능력은 더 풍부한 삶을 열어줬고 시련은 자신에게 코뿔소 가죽처럼 튼튼한 마음을 가지게 해 애플의 CEO로 일할 때 도움이 됐다고 쿡은 덧붙였다.
쿡이 커밍아웃을 결심한 것은 다른 동성애자들을 돕기 위해서다. 또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는 주가 늘어나는 등 미국 사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인식이 급속도로 바뀐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그는 또 "지난 수년간 내 성적 지향에 대해 많은 사람에게 공개했고 애플의 동료도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내가 게이라는 것 때문에 그들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트 레빈슨 애플 이사회 의장은 쿡의 커밍아웃에 대해 "용기있는 일"이라며 "이사회와 회사 전체를 대표해서 쿡이 애플을 이끄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0.34%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종합지수가 0.37% 상승한 것과는 상반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애플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이날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애플의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라 투자자들이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지 팀 쿡의 커밍아웃 때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편 실리콘밸리의 유력인사들은 커밍아웃을 한 팀 쿡의 용기를 칭찬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진정하고 용기 있는, 그리고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 (쿡) 당신에게 감사한다"고 썼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쿡의 커밍아웃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며 "리더십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며, 우리는 지도자이며 친구인 그에게 갈채를 보낸다"고 말했다.
애플의 전세계 마케팅 담당 선임부사장 필 실러는 트위터에 "용기있는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내가 당신 밑에서 일을 하고 당신의 친구라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애플 CEO 팀 쿡 '커밍아웃'…애플 주가 하락 "커밍아웃 때문 아냐"
입력 2014-10-31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