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3000억원대 허위 수출입신고 모뉴엘 대표 구속

입력 2014-10-30 21:44
혁신업체로 주목받다가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해 파문을 일으킨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52) 대표가 1조3000억원대 허위 수·출입 신고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대표는 30일 구속수감 됐다.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소명되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 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모 부사장과 강모 재무이사도 함께 구속됐다.

검찰과 관세청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미국과 홍콩 등지의 해외지사에서 수출입대금 액수를 부풀리거나 물량을 허위로 가공해 신용장 등 관련 서류를 꾸민 혐의(관세법상 가격조작 등)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격조작·허위신고 규모는 1조3000억원이 넘는다.

박 대표는 수입 대금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400여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있다. 또 해외계좌를 통해 2조8000여억원을 입·출금하면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본부세관은 박 대표의 이런 혐의를 잡고 지난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노정환)는 사건을 넘겨받는 대로 정확한 허위 수·출입 규모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모뉴엘은 조작한 서류로 발행한 수출채권을 금융기관에 제출해 할인 판매했다. 만기가 돌아오면 다시 수출액을 부풀려 ‘돌려막기’를 했다. 모뉴엘이 금융기관 10곳에서 빌린 담보·신용대출 등 여신 규모는 6768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이들 대출의 상당 부분이 허위서류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무역보험공사가 박 대표에게 사기 대출 혐의가 있다며 낸 진정에 대한 수사도 착수했다. 박 대표가 횡령한 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금융권과 관계에 대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