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레버튼 풀러신학교 총장 “언행불일치, 교회 위기 불렀다”

입력 2014-10-30 20:29 수정 2014-10-31 17:23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겸손과 진정성 있는 삶으로 기독교가 주장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기독교인은 소명 받은 자로 살아야 합니다. 소명은 우리 삶 전부에 대한 하나님의 갈망입니다.”

29일 한국을 첫 방문한 마크 레버튼(61) 미국 풀러신학교 총장은 서울 광진구 광장로길 장신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오늘날 교회 위기의 본질은 예수님처럼 말과 행동이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레버튼 총장은 지난해 7월 제5대 총장으로 선출돼 교과과정을 개정하는 등 학교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를 위한 하나님나라 직업(global kingdom vocation)’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독교 학문을 현실 세계에 적용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자는 게 변화의 핵심이다.

그는 최근 ‘제일소명’(IVP)이란 책을 펴내 예수의 제자 된 삶을 보여주는 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가장 으뜸 되는 소명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목적을 온전히 이루는 것”이라며 “이는 목회자들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적용된다”고 말했다.

레버튼 총장은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제일장로교회(PCUSA)에서 16년간 담임목사로 활동했다. 풀러신학교와는 2009년 ‘존 오길비 설교 연구소’ 소장을 맡으며 인연을 맺었다. 그는 특히 세계 복음주의의 거장이었던 존 스토트 목사의 연구조교를 지냈다. 30년 전 캐나다 밴쿠버의 리젠트칼리지에서 처음 만난 게 계기였다. 이후 스토트 목사가 설립한 존스토트미니스트리와 랭함파트너십 등 단체와 긴밀히 협조해왔다. 그는 스토트 목사에게 겸손과 청빈을 배웠다고 했다.

레버튼 총장은 지난해 7월 논란이 됐던 풀러신학교 동성애 동아리(클럽) 인정과 관련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풀러신학교는 성경이 가르치는 것처럼 이성에 의한 결혼관계를 가족으로 인정합니다. 이는 학생이나 교직원이 공동으로 인정하고 사인하는 신앙고백입니다. 논란이 됐던 동아리는 동성애만이 아닌, 동성애를 포함해 성에 관한 이슈를 토론하는 모임이었으며 토론은 풀러신학교 공동체의 규율 안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번역상의 오류로 인한 오보였습니다.”

그는 한국교회로부터 배우고 싶다고도 했다. “한국교회를 존경하는 입장에서 협력하고 싶습니다. 한국교회는 세계적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많은 공헌을 했고 앞으로도 공헌할 것입니다. 미국교회가 배울 게 많습니다.”

풀러신학교는 1968년 설립된 초교파적 복음주의 신학교다. 교회성장학의 기초를 놓은 도널드 맥가브란과 피터 와그너를 비롯해 랄프 윈터, 폴 피어슨 등 세계적 선교신학자들이 거쳐 갔다. 한국인 학자로는 김세윤(신약학) 교수가 활동 중이다. 전 세계 70여개국, 120여개 교단 출신 4500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 학생은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