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승리 요정’ 이성우(38)의 매직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29년 만에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탈환을 노렸던 캔자스시티가 이번 포스트시즌 내내 ‘미친 존재감’을 보이며 승승장구한 매디슨 범가너의 벽에 막혀 우승에 실패했다
로열스 골수팬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성우의 응원도 이번에는 효과가 없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월드시리즈에서만 3승을 챙기며 21이닝 동안 1실점의 ‘짠물 투구’를 펼친 에이스 범가너의 신들린 활약을 앞세워 통산 8번째 정상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리드를 되찾은 5회말부터 등판한 범가너가 마이클 모스의 결승 타점을 끝까지 지켜 3대 2로 이겼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2012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역사상 5년 동안 3번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역대 두 번째 팀이 됐다.
첫 번째는 1942년, 1944년, 1946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한편 이번 포스트 시즌 최고의 활약 선수는 역시 범가너가 독보적이다.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범가너는 5차전에서는 9이닝 4피안타 8탈삼진을 기록하며 완봉승을 기록했다.
5차전 완봉승 이후 사흘 만인 7차전에 샌프란스시코가 3대 2로 앞선 5회말에 또 다시 등판해 5이닝 동안 2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는 ‘최후의 대결’에 걸맞게 긴장감 넘치는 팽팽한 승부가 종반까지 계속됐다.
샌프란시스코는 2회초 몸에 맞는 공과 단타 2개로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 희생플라이 2개로 선취 2점을 뽑았다.
캔자스시티는 공수교대 후 빌리 버틀러의 중전 안타로 반격을 시작했다. 곧이어 알렉스 고든의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한 캔자스시티는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오마르 인판테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대 2 동점을 만들었다.
캔자스시티는 3회말에도 선두타자 로렌조 캐인이 우전 안타로 출루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에릭 호스머의 안타성 타구를 2루수 조 패닉이 몸을 날려 건져낸 뒤 병살 플레이로 연결하면서 다시 흐름은 샌프란시스코 쪽으로 넘어왔다.
샌프란시스코는 4회초 파블로 산도발과 헌터 펜스의 연속 안타에 이어 좌익수 뜬공 때 산도발이 3루까지 내달려 1사 1, 3루의 상황을 만들었다.
캔자스시티는 선발 제레미 거스리를 강판시키고 ‘철벽 불펜진 3인방’ 중 한 명인 켈빈 에레라를 곧바로 내보냈다.
그러나 에레라는 마이클 모스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리드를 잡은 샌프란시스코는 5회말부터 범가너를 마운드에 올렸고 게임은 거기서 끝났다.
범가너는 선두타자 오마르 인판테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범가너는 9회말에도 아웃 카운트 2개를 쉽게 잡아냈다.
그러나 알렉스 고든의 중전 안타를 중견수 그레고르 블랑코가 뒤로 빠뜨린데다 공까지 더듬으면서 3루까지 진루를 허용해 위기를 맞는 듯 했다.
1점차 승부에서 다시 반전의 상황이 생기는 듯 했으나 범가너는 살바도르 페레스를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월드시리즈 최후의 승자가 됐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
‘승리 요정’ 이성우 위에 ‘미친 존재감’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월드시리즈 우승
입력 2014-10-30 1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