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도 성희롱이 될 수 있습니다”… 10시간 108차례, 뉴욕 길거리 성희롱 동영상

입력 2014-10-30 13:46

뉴욕 거리에서 한 여성이 10시간 동안 108차례나 성희롱을 당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길거리 성희롱 퇴치에 앞장선 비영리 단체 ‘홀러백’이 뉴욕에서 성희롱 실험을 한 동영상이 화제가 됐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듀서 로브 블리스는 실험을 위해 뉴욕에서 활동하는 배우 쇼새나 로버츠를 섭외했다. 그는 자신의 셔츠 뒤에 ‘몰래카메라’를 숨기고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로버츠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게 했다. 로버츠의 모습을 앞에서 찍는 방식으로 뉴욕 맨하탄 거리를 10시간 동안 돌아다녔다. 로버츠는 10시간 동안 108차례나 희롱을 당했다.

동영상에서 남성들은 “어이, 아가씨”라고 부르는 것부터 시작해 “섹시한데”라며 짓궂은 말까지 던졌다. 대꾸를 하지 않자 “얘기하고 싶지 않냐, 말 못 하냐”고 고함치는 남성과 아무 말 없이 5분간 동행하는 남성도 있었다.

블리스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들과 사전에 전혀 접촉하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의 행동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10시간 동안 희롱을 당한 로버츠는 “웃고 있을 때나 그렇지 않을 때에나 늘 성희롱을 당했다”며 “흑인, 백인, 라틴계 남성 할 것 없이 모두 날 희롱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28일 하루에만 동영상 조회수가 100만건을 훌쩍 넘었다. 온라인 공간에서 일부 시민들은 “성희롱이 아니라 칭찬도 있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홀러백의 공동창업자인 에밀리 메이는 “남자들은 ‘그저 당신이 아름답다는 걸 말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듣는 여자의 처지에서는 그렇게 안 들린다”고 반박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