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모임서 반기문 대선주자로 러브콜한 사연

입력 2014-10-29 20:07

친박(친박근혜)계 모임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됐다. 반 총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지지율 1위를 달려 주목을 받았다.

친박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에 발제자로 나선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기문 대망론’을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을 제외하면 사실 정권 연장이 굉장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기문 변수’에 따라 정권 교체냐, 정권 연장이냐가 좌우될 수 있어 이런 논란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홍준 의원도 “당내 인사로 정권 창출이 어렵다면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며 “대세가 한쪽으로 돼 버려서 치열한 경선을 해야 한다면 반 총장을 영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안 의원은 반 총장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전제했지만 사실상 반 총장 영입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셈이다.

주류 친박으로 포럼을 이끌고 있는 유기준 의원까지 가세했다. 유 의원은 “(야당과 여당 후보군의) 지지율이 큰 차이가 나서 이택수 대표나 언론에서 (반 총장에) 관심을 안 가질 수 없다”며 “우리가 처음 화두를 던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지만 어쨌든 그런 현상이 있기 때문에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친박 모임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반 총장을 거론한 것을 두고 ‘친박 활로 모색’ ‘김무성 견제 카드’ 등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비주류 인사들이 당의 요직을 차지한데다 김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여권 내 지지율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 친박계가 위기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반 총장을 띄우면서 차기 주자 틀을 흔들자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대표 외에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역시 비박·비주류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하기 직전 열린 이날 모임엔 친박의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과 홍문종 윤상현 전 사무총장 등 30여 명의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