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43초짜리 영상에는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서 수개월째 에볼라와 사투를 벌이는 고든이라는 현지 의료진의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고든은 혼자 삽니다. 아내와 여섯 아이와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가족이 그리울 때면 사진을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동영상 촬영일 마침 한 아이의 생일이었지만 고든은 사진을 보며 그리움을 달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근무시간 내내 응급차를 몰며 에볼라 환자와 사망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환자가 폭증하고 사망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고든은 무기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에볼라 환자를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합니다.
에볼라가 창궐했지만 의료진과 의료시설은 부족합니다. 의사 한 명당 에볼라 환자 50명이 배정됐지만 85명을 진료하기도 합니다. 에볼라에 걸린 17세 여성 환자를 옮기려고 하지만 그녀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습니다. 응급차 안에서 구토를 계속하며 사경을 헤매는 환자에게 고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고든은 결국 그녀를 다시 집으로 데려다주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결국 이튿날 숨지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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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로비아의 시장 한복판에 에볼라 사망자가 나뒹굴지만 며칠 째 시신을 처리하지도 못합니다. 사망자가 속출하고는 있지만 이를 처리할 인력이나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고든은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매일매일 에볼라가 사라지길 기도합니다. 하지만 수개월째 상황이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절망 뿐입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동영상을 접한 전 세계 네티즌들은 참혹한 현실에 경악하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거나 기도를 하는 것뿐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길, 미국이 당신을 위해 기도합니다. 은총이 항상 함께 하길(I have to say God be with you. America is praying for you and so are some parts of the world. God bless you and keep you).”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고 최선을 다하는 고든을 위해 페북지기도 박수를 보냅니다. 에볼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에볼라 퇴치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