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오늘이 10월29일이니 반년하고도 10여일 더 지났군요. 봄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참사로 꽃다운 나이에 꽃잎처럼 스러져간 아이들과 남은 자들의 고통에 온 국민이 함께 슬퍼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세월호의 아픔은 그러나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상규명을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아직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경제가 어렵다며 ‘이제 그만 잊으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희망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가족 편에서서 응원을 보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29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엠양(@chokoolove)’이라는 트위터에 소개된 사진 한 장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사진에는 두꺼워 보이는 패딩 점퍼가 찍혀 있습니다. 얼추 30여벌이 넘어 보이네요. 미국 동포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보냈다고 합니다.
엠양은 사진과 함께 “미국동포들이 청운동에서 노숙하시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보낸 패딩이에요. 잊지말아주세요”라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11월1일 범국민대회에서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주세요!”라고도 했네요.
세월호 유가족들은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농성중입니다. 유가족들은 지난 7월12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 구성을 요구하며 국회를 방문했다가 노숙시위를 시작했고, 이후 같은 달 14일부터 광화문광장, 그리고 8월22일부터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요구하는 건 간단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논의에 가족들을 참여하도록 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머나먼 타국동포들의 도움으로 패딩 점퍼가 마련되자 네티즌들은 감동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가까운 곳에 사는데도 이런 생각을 못했는데, 미국동포들에게 고맙기도하고 부끄럽기도 하네요”라고 말입니다.
28일 오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 세월호 유가족 농성장에서 전국문화예술인행동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안전한 나라, 새로운 문화를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나선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유가족 대표로 참석한 故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지금 (유가족은) 숨을 쉬고 있는 것 이 아니라 그냥 뇌사상태에 빠진 사람한테 산소호흡기를 꽂은 상태”라며 “(진상규명은) 우리만의 숙제가 아닌 모두에게 닥친 과제다.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이영광 시인의 ‘심장이 아픈 자여, 기억해주세요’ 시가 선언문 대신 낭독됐습니다. 미디어스가 전한 이 시의 전문을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