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청 연못에 수달이 나타나 도가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수달이 물고기를 마구 먹어치워 연못에 서식하는 물고기 수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수달은 제330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이라 함부로 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도는 도청 연못에 있는 바위 3∼4곳에서 수달의 것으로 보이는 동물 배설물을 발견,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 의뢰했다고 29일 밝혔다. 실제 몇 마리가 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수달이 도청 연못에 처음 나타난 건 지난해 11월이다. 이때부터 올해 1월까지 도청 내 연못에 살던 붕어·잉어 등 물고기 2∼3마리가 거의 매일 죽은 채 발견됐다. 당시 죽은 물고기는 300마리 가까이 추산되며, 연못 속 물고기들이 싹쓸이되다시피 했다. 상당수는 토막이 나는 등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연못은 넓이가 3500여㎡, 깊이가 평균 1m 안팎이다.
도는 원인을 찾던 중 주변에서 동물 배설물을 찾았다. 이 배설물을 수거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분석 의뢰한 결과 수달의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지난 5월 문화재청에 이런 피해 사실을 알리고서 수달을 잡을 수 있느냐고 물었으나 ‘수달은 천연기념물이기 때문에 포획 불허’란 통보를 받았다. 어쩔 수 없이 도는 피해 예방책을 찾던 중 포획 대신에 수로 진·출입로에 철망 등 진입방지시설을 설치했다. 또 어류 150마리를 추가로 사 연못에 방사했다. 하지만 이 물고기의 절반도 사라졌는데 수달이 계속해 도청 연못에 와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것으로 경남도는 추정했다.
강원 화천군 소재 한국 수달연구센터의 한성용(49) 센터장은 “수달은 보통 상류라 잘 거슬러 오지 않는 습성이 있다”면서 “창원 도심의 창원천에 있는 수달이 길을 잘못 들어 상류 쪽인 연못으로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경남도청 연못에 수달 나타나… 물고기 잡아먹어 ‘고민’
입력 2014-10-29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