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20㎏이 넘는 맨홀 두껑을 상습적으로 훔쳐 고물상에 팔아 넘긴 힘좋은(?) 30대 남성이 결국 꼬리를 잡혔다.
부산 강서경찰서는 29일 무려 22개의 맨홀 두껑을 훔친 김모(34)씨를 절도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범행은 맨홀 두껑을 훔친 동네 사람이 맨홀에 빠지는 사고로 드러나게 됐다.
부산 강서구에 이모(55)씨는 지난 11일 오후 9시쯤 동네 사람들과 술을 마신 뒤 홀로 귀가하던 중 한 초등학교 이면도로에서 1.5m 깊이 맨홀에 빠졌다.
술은 마셨지만 매일 다녔던 길이라 맨홀 두껑이 없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한 것.
이씨는 가랑이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응급실 치료를 받을 정도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처음 단순 안전사고로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다. 주변도로를 보니 띄엄띄엄 맨홀 두껑이 빠졌고 사고 지점 반경 5㎞내 22개의 맨홀 두껑이 없었던 것이다.
이을 수상히 여긴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 TV 30여대를 정밀 분석해 용의차량을 파악하고 소유주를 추적해 사고 17일 만인 지난 27일 김모(34)씨를 붙잡았다.건축자재상에서 일하는 김씨는 경찰조사에서 최근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맨홀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훔친 맨홀은 이미 처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20㎏가 넘는 맨홀 두껑 22개를… 땀 좀 흘렸을텐데?
입력 2014-10-29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