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생일인데…” 세월호 참사 102일 만에 발견 여성 황지현양인듯

입력 2014-10-29 10:45 수정 2014-10-29 13:06
전남 진도 팽목항 등대길에서 29일 황지현양의 어머니가 18번째 생일을 맞은 황양의 아침상을 준비하고 있다. 황양의 어머니가 삶은 계란, 케이크 등을 정성스럽게 마련하고 있다. 진도=김영균 기자

지난 28일 세월호 선체 내에서 102일 만에 발견된 시신은 경기도 안산 단원고 2학년 황지현(17)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황양의 아버지 황인열(51)씨는 생존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황양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4층 여자화장실의 수색을 희망해 왔다. 29일은 결혼 7년 만에 얻은 외동딸 황양의 18번째 생일이다. 황씨는 “지금은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양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날 생일을 맞은 황양의 생일상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다른 실종자 가족들도 실종자 발견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여학생 실종자 가족들도 “혹시 내 딸이 아닐까하는 마음이다. 유전자 (DNA) 감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떻게 기다릴지 모르겠다”는 분위기다.

민·관합동구조팀은 29일 새벽 4시쯤 세월호 4층 중앙여자화장실에 재차 진입해 시신을 확인했으나 유속이 빨라져 수습을 하지 못하고 중단했다. 구조팀은 실종자 시신 인양은 다음 정조 때인 오전 10시57분, 오후 6시54분쯤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당초 오전 8시 정조시간 때 인양을 재시도하려 했으나 수색 현장의 실제 물때가 달라 약 3시간가량 정조시간대가 늦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팀 관계자는 “선체에 진입한 잠수요원이 시신의 머리카락을 느꼈으며 스타킹을 착용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여성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신은 부패가 심하고 거대하게 부풀어 있어 백골화 진행 전 상태로 보인다”고 전했다.

구조팀 관계자는 “실종자가 발견된 4층 중앙 여자화장실은 그동안 13차례 수색이 이뤄졌던 곳”이라며 “시신이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가 강한 조류에 의해 빠져나와 구명조끼의 부력으로 천정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구조팀은 그러나 수중 시야가 극히 좋지 않고 작업공간이 협소한 데다 시신 원형 보존을 위해 일단 철수한 뒤 다음 정조기에 수습작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10여차례 수색이 이뤄진 곳에서 시신이 발견되자 그동안 수색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며 구조팀에 항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