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회(57) 신임 한국씨티은행장이 일각에서 제기된 대규모 구조조정설에 대해 “근거 없는 헛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박 행장은 28일 행장 선임 후 직원들에게 보낸 첫 이메일을 통해 “지난 6월말 단행한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 이후 항간에 구조조정에 대한 헛소문과 근거 없는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며 “이런 풍문에 현혹될 이유도 없거니와 여유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남들이 헛소문에 귀 기울일때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만들어 가면 되는 것”이라며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실적을 발표한 미국 씨티그룹이 한국의 소비자금융(consumer finance business) 부문을 매각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후 한국씨티은행은 미국 본사의 발표는 한국씨티그룹캐피탈 매각 방침을 뜻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 우려가 불식되지 않자 박 행장이 ‘헛소문’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박 행장은 수익성 강화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시장유동성과 낮은 시장금리로 인해 은행 수익이 저하됐다”며 “직간접 규제 및 사회적 비용의 증가로 은행의 자산수익률과 위험자본이익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고 현재의 경영 여건을 진단했다. 박 행장은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고민과 노력을 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도 한마음으로 이와 같은 고민과 노력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사 관계와 관련해서는 “선임도 되기 전부터 예상치 않게 노동조합의 열렬한 반대에 출근이 늦어지는 돌발 상황이 있었다”며 “더욱 열심히 듣고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진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박 행장이 하영구 전 행장과 각별한 사이라며 박 행장의 임명을 반대해 본점 로비에 천막을 치고 퇴진 농성을 벌이기도 했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27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임시 주주총회, 이사회를 연이어 열어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이던 박 행장을 신임 행장으로 임명했다. 전라남도 강진 출신인 박 행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한국씨티은행에 입행, 한미은행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거쳐 2007년부터 기업금융그룹장을 맡았다. 행장 취임식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씨티은행 본점에서 열린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구조조정은 근거 없는 헛소문”
입력 2014-10-28 2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