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맨투맨' 접촉 158명 전원서명…첫 당론발의>(종합)
일괄 도장찍기 관행 탈피…정부조직법안도 당론발의는 못해…김무성 "긴 하루…기분 너무 좋다"
새누리당이 우여곡절 끝에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소속의원 전원 찬성으로 당론 발의하는 데 성공했다.
공무원 사회의 집단적 반발을 감안해 추진 단계에서부터 내부에서 논란이 컸던 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연내 처리를 목표로 갈길이 바쁜 당 지도부 입장에선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28일 오후 국회 의안과에 당 태스크포스에서 마련한 공무원 연금법 개정안을 소속의원 158명을 비롯해 무소속 유승우 의원을 포함해 총 159명의 찬성을 받아 제출했다.
특히 이번 개정안 발의는 의원 한명 한명의 의견을 물어 일일이 도장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런 절차를 거친 당론 입법안 발의는 사상 처음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강조했다.
과거에는 당론 발의를 하더라도 프로세스는 달랐다고 한다.
의원총회 토론을 거쳐서 만장일치나 다수결에 따라 당론 발의를 한다는 쪽으로 흐름이 잡힐 경우 당 사무처가 당 사무처가 보관하고 있는 의원들의 도장을 일괄적으로 찍는 방식이 당론 발의 절차의 관행이었다.
그나마도 논란이 제기되는 예민한 사안은 당론 발의 대상에서 빠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후 새 정부조직의 뼈대를 마련하는 중요법안이었던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경우도 당론발의에 실패했을 정도다.
실제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론 발의 여부는 불투명했던 게 사실이다.
오전 9시부터 2시간 넘게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선 공무원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실질적 보상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검사 출신인 이한성 의원은 첫 발언을 자처해 "흔쾌하게 공무원연금 개혁에 동참한다"면서도 "왜 공무원들만 문제 삼느냐. 초고소득자의 소득세율도 같이 인상하고 고통분담 차원에서 부자증세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고시 출신인 김상훈 의원은 청와대를 중심으로 연금개혁을 압박하는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고통분담의 차원에서 청와대에 계신 분들이 내 연금부터 깎겠다고 왜 못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신동우 의원도 "기본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공무원들을 너무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라고 신중론을 폈다.
의견이 어지럽게 쏟아지자 일각에서 당론발의로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전당대회 출마 공약으로 아예 당론입법 금지를 내건 김무성 대표가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오후에 당론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정리하며 의총은 일단 마무리됐다.
오후 내내 김 대표를 비롯해 김학용 비서실장,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총 동원돼 의원 한명 한명을 직접 접촉해 공무원 연금 개혁안 설득 작업을 시작할 때에도 지도부는 내심 마음을 졸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대부분 의원들이 제도 개혁 취지에 원칙적 공감을 표하며 발의에 동의했고, 마지막 12명 가량 연락이 닿지 않는 의원들에게 지도부가 직접 나서 입장을 확인하면서 막판 의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는 개정안을 제출한 뒤 "긴 하루였지만 오늘은 정말 기분 좋다"면서 "의원 한명 한명의 동의를 확인해 법안을 당론으로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 관계자는 "당론발의를 성공시킨 데에는 결국 김 대표의 공이 크다고 봐야하지 않겠느냐"면서 "기본적으로 원내 소관이기는 하지만 본인이 대표발의자로 나서며 의지를 밝힌데다 이번 의총에서도 당론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의원들의 참여를 이끈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김연정 기자 =kyunghe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與, 공무원연금 개혁안 '맨투맨' 접촉 158명 전원서명…김무성 "긴하루, 너무 기분 좋다"
입력 2014-10-29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