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시연’ ‘콜라 시연’에 속아 가짜 건강식품 사간 중국인 관광객들

입력 2014-10-28 16:43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커피·콜라 시연’을 통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건강기능식품을 간 치료제로 속여 판매한 업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헛개나무와 엉겅퀴 풀의 일종인 ‘밀크 시슬(milk thistle)’ 추출물로 만든 알약을 치료 효능이 있는 것처럼 속여 고가에 판매한 혐의(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업체 대표 진모(55)씨 등 업체 5곳의 대표와 직원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에 홍보관을 차려두고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국내 중소 생산업체에서 납품받은 원가 5만원짜리 제품을 18배 비싼 90만원에 판매하는 등 688억원 상당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된 업체 중 진씨 등 4곳의 대표는 대만·중국 국적자로, 중국인들이 자국보다 한국 의약품이나 식품 등을 신뢰하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여행 일정에 자사 홍보관 방문을 끼워 넣는 대가로 중국 전문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판매금의 절반 가량을 리베이트로 지급했다. 또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중국인만 홍보관에 출입시키고 한국인의 출입은 금지했다.

약효를 꾸미기 위한 방편으로 콜라와 커피를 동원했다. 해당 약제를 빻아 섞으면 콜라는 색이 맑아졌고, 커피에서는 프림이 분리돼 뜨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이를 보여주며 ‘간 독소도 같은 원리로 해독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현상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 업체 관계자들도 원리를 알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제품의 유해 여부를 의뢰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