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97)] 하나님의 뜻이 회사에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입력 2014-10-28 15:53

“하나님의 뜻이 우리 회사에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오늘 아침 나의 입에서 나온 기도 내용이다.

나는 항상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 이루어지시옵소서’라 생각하고 그렇게 기도해 왔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추상적이고 남의 이야기 같은 말이었다. 마음 속 깊이 와 닿는 기도가 아닌, 그저 형식적인 미사여구로 ‘이 땅’이라는 말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느끼고 있던 중에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회사’에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해야 할 크리스천의 임무로구나!”

많은 기독 실업인들이 깊은 신앙생활을 하고 교회에 봉사하며 전도도 많이 한다. 기적 체험을 간증하는 것을 들은 적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내가 속한 직장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이야기는 별로 들은 적이 없다.

미국 LA의 어느 사업가는 신앙생활을 철저히 하고 교회에 봉사하시는 장로님인데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임금이나 복지 등에 인색해 그 직원들의 전도를 막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기독 실업인이 전도하는 방법은 자신의 직원들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이다. 직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지 않으면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지 못한다고 생각된다. 회사에서 신우회 생활을 열심히 하고 예배를 열심히 드려도 인격적으로 경영을 잘 하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직장 상사로서 부하 직원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지 못하면 안 된다. ‘저 사람 때문에라도 난 절대로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회식을 할 때 비싼 안주는 많이 먹었으면서 ‘나는 기독교인이라 술은 먹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며 술값을 내지 않아 왕따를 당하는 사람도 있다.

‘술은 먹기 싫어도 술값은 좀 내면 얼마나 멋있게 보겠어’라는 동료 직원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야겠다.

기독교인의 정체성은 술 먹지 않는 데에 있지 않고, 격조 높은 인격과 남들이 인정하는 도덕성에 있다. 신앙생활은 교회에서 교육을 잘 받아서 곧잘 하는데, 삶에 대한 교육은 교회에서 하지 못하고 있다. 신앙과 삶이 일치하는 인격이 바로 야고보 사도가 말씀하시는 믿음의 실체다.

믿음과 행위는 결코 다른 것이 아니며, 믿음이 있으면 자연히 좋은 행위가 결과적으로 따라온다는 설명이다. 행동이 없으면 믿음도 없다는 말씀이다. 믿음이 있으면 좋은 행동으로 인해 자신이 속한 가정, 직장 그리고 사회가 하나님의 나라가 된다는 설명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기독교인으로 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회사를 하나님의 나라로 만드는 것은 더욱 힘든 일이다. ‘하나님의 뜻이 우리 회사에서 이루어지게 하여 주시옵소서’라는 기도 제목은 죽을 때까지 평생 가지고 가야 할 기도 제목이다.

오늘도 나의 모든 결정과 나의 모든 행동으로 인해 하나님의 뜻이 왜곡되지 않게 되기를 다짐해 본다. 그리고 나약한 나 자신을 또 다시 발견하고 또 한 번 좌절해 본다. 그러나 다시 힘을 내어 하루의 일을 시작한다.

“성령께서 나의 생각과 입술과 혀를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