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의 ‘역설’… 맞벌이 신혼 30년은 벌어야 ‘서울살이’

입력 2014-10-28 14:49 수정 2014-10-28 16:39
사진=국민일보DB

둘이 합해 425만원 월급쟁이 신혼부부가 서울에 전세아파트를 장만하는데는 무려 30년 가까이 걸리는다는 조사가 나왔다.

남자 33세, 여자 29세 기준인데, 평생 가까이 벌어야 서울 전셋집 정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여서 취업마저 어려운 젊은 세대들에게 또 한번의 맥빠지는 소식일 듯 싶다.

2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국민은행과 통계청, 고용노동부이 지난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신혼가구가 서울의 중간 가격 전세 아파트를 구하려면 28.5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21.1년으로 7.4년 짧다.

이는 지난 2009년 기준 서울 17.2년, 수도권 12.6년보다 5년 만에 각각 11.3년·8.5년이나 늘어난 것이다.

경실련은 이를 두고 “소득에서 연금·세금과 각종 소비로 인한 지출을 뺀 ‘흑자액’은 18% 감소했지만, 아파트 전세금이 40%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같은 기간 사회 초년생이라 할 수 있는 30세에서 34세의 남성 임금은 불과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소득증가에 비해 전세가격 인상이 훨씬 높다는 의미인데 능력있는(?) 부모나 자금대출 없이는 젊은 부부들의 ‘서울 전세살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경실련은 이에 대해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