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기미가요 사용 비난 댓글 폭주…댓글 삭제?

입력 2014-10-28 13:31 수정 2014-10-28 14:18
방송화면 캡처

비정상회담 게시판이 전쟁터 같습니다. 방송에 대한 비난과 그에 대한 제작진의 대응 태도로 댓글들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27일 방영된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인 대표 테라다 타쿠야를 대신해 영화 '명량' 등에 출연한 일본 배우 다케다 히로미츠가 등장할 때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를 사용했습니다.

기미가요는 일본 천황의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노래로 욱일승천기와 더불어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 상징으로 사용 또는 노출이 한국민들 사이에 금기시되고 있었는데 말이죠.

기미가요 사용에 분노한 네티즌들은 비정상회담 게시판에 비난 댓글을 올리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그러자 ‘비정상회담’ 공식 페이스북에는 제작진이 발빠르게 첫번째 공식 사과 글을 게재했습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지난 27일 비정상회담 17회 방송 중 일일비정상 일본 대표의 등장 배경음악으로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는 음악 작업 중 세심히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위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좀 더 노력하는 '비정상회담'제작진이 되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과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난 댓글을 삭제하고 있다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신의 댓글 삭제에 대해 황당해하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는 “제 댓글에는 욕설, 비장, 비속어조차 없었습니다. 악플일리도 없는데 지웠다는 건 대체 어떤 회피의도인가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MLBPARK 캡처

이런 상황에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두 번째 사과의 글을 올리고 언론사에는 보도자료를 보냈습니다.

다음은 사과의 글 전문입니다.

“‘비정상회담’은 각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따라 해당 국가를 상징하는 음원을 종종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10월 27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17회에서 ‘일일 비정상’ 출연자의 등장 시에 사용한 배경 음원은 그 선택이 신중하지 못했습니다.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성을 알아가고자 했던 기획 의도에 따른 것이기는 했지만, 각 나라의 상징에 대한 국민 정서와 역사적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합니다. 제작진의 잘못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비정상회담’의 진심과 제작 방향에 공감하는 시청자 여러분들 중에서도 10월 27일 방송에 대해 실망하는 분이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우리와 함께 사는 세계 여러나라 국민들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를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향후 보다 신중하게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마음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진심을 담아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로 사과를 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