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이 선수로 뛰면”… 욕심 내던 비례대표 장하나·남인순 의원이?

입력 2014-10-28 13:11

새정치민주연합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면서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모해 논란이 됐던 비례대표 남인순·장하나 의원이 '조강특위냐 지역위원장이냐'의 양자택일에서 기득권 한쪽씩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지역위원장 신청을 두고 '불공정 경쟁' 문제를 제기했던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불만도 일단 사그라드는 양상이다.

28일 복수의 당 관계자에 따르면 조강특위 소속으로서 서울 송파병 지역위원장에 신청서를 낸 남인순 의원은 이날 조강특위 회의에 참석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 응모했던 장하나 의원은 반대로 지난 24일 지역위원장 신청을 철회하고 조강특위에 남기로 결정했다.

남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실 당규상으로는 사퇴할 이유가 없고 여성위원장으로서 조강특위에 참여했던 것인데 그런 우려나 비판 시각이 있는 만큼 조강특위가 논란에 휩싸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이 선수로 뛰는 건 맞지 않다고 하지만 이번엔 모든 사람이 다 선수라 그런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며 "송파병에 낸 것도 강남지역이 당으로선 어려운 지역이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장 의원도 "당규상 조강특위 위원들도 본인이 신청한 지역위원회 심사 회의에만 빠지면 참석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누락된 채 부정적인 시각들로 보도됐다"며 "청년이자 여성 몫을 배려해서 위촉된 걸로 아는데 특정 계파로 분류돼 보도된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벼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이후엔 조강특위에 집중해 정치적 약자나 기득권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공정한 심사를 받고 기용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특위는 남 의원의 빈자리는 채우지 않고 그대로 둔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서 안철수 의원의 '조강특위 불참' 결정에 따라 송호창 의원이 사퇴하면서 '짝수'가 됐던 조강특위는 '홀수'인 13명 체제로 가게 됐다.

두 의원의 진로에 대해 비노 진영의 한 의원은 "비례대표를 우대할 필요도 없고 배제할 필요도 없지만 조강특위까지 참여하고 지역위원장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마땅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비노 진영 의원들은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당권을 잡았을 때 공천을 받은데다 현안마다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자신들과 의견 충돌을 빚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이번 지역위원장에 대거 신청서를 내자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들 두 의원의 '기득권 포기' 결심이 다른 비례대표에게까지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이 조강특위 위원이란 특수한 상황이라 결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아닌가"라며 "어쨌든 비례대표들에겐 지금이 기회인 만큼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위원장을 신청한 A 비례대표 의원도 "비례대표의 지역위원장 신청을 문제 삼으려면 지난해 백군기·김기준 이원이 신청할 때 얘기가 나왔어야 하지 않는가"라며 "그때 당시 그런 원칙과 기준이 마련됐다면 이번에도 다들 신청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해가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