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의학자가 헬리코박테리아 원인 위암 막는 법 찾았다

입력 2014-10-28 10:24
박원상 교수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 암인 위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가 규명되었다.

가톨릭의대는 병리학교실 박원상(사진) 교수팀이 최근 위 점막 상피세포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가스트로카인1(Gastrokine1)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의한 위암 발생을 억제하는 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박 교수는 앞서 카스트로카인1이 위 점막을 보호하고 항상성을 유지시키면서 위암의 발생과 진행을 억제하는 위암 특이 종양억제유전자임을 밝혀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이에 따른 후속 연구로 얻은 결실인 셈이다.

‘2011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발생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암이다.

일반적으로 위점막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감염되면 독성물질인 ‘CagA’를 분비하여 세포 내에서 활성산소를 생산하고 유전자들의 변이를 유도한다. 또한 점막상피세포가 증식하고 세포사는 억제된다.

박 교수팀은 이러한 감염에 의해 위점막이 지속적인 만성 위염 과정을 거쳐 위암으로 진행되는 병인(病因) 규명과 함께, 생체의 방어 기전과 가스트로카인1을 이용한 위암 예방 전략을 연구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AGS, MKN1, MKN28, HFE-145 등과 같은 위세포주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CagA 독소를 과도한 발현(과발현)시킨 후 세포증식, 세포 자멸사 및 세포 침습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CagA 독소는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켰으며 유전자 변이와 세포 증식 및 침습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CagA가 이입된 세포주에 가트로카인1을 과발현시킨 경우엔 CagA에 의해 유도된 활성산소 생성과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발현이 감소하였으며 유전자 변이와 세포 증식 및 침습이 억제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가스토카인1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CagA 독소에 의한 위 점막의 염증과 세포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위암 발생 억제와 예방 효과를 나타내게 된다는 뜻이다.

박 교수팀은 실제로 쥐실험을 통해 가스토카인1의 이 같은 위암 예방효과를 검증했다. CagA 양성반응을 보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실험쥐에 감염시키고 위암이 생기는지 여부를 추적, 관찰했는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후 위점막, 위축성 위염 등의 이상 증상과 더불어 위암을 동반한 실험 쥐의 위 조직에서 가스토카인1의 발현이 눈에 띄게 감소하거나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박 교수는 “가스토카인1이 인체에서 자연 생성되는 단백질인 만큼 항암제로 개발할 경우 부작용이 없는 위암 치료제는 물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에 의한 위암 발생 억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칼시노저네시스(Carcinogenesis)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