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에는 홈런 타자가 박병호, 강정호, 이성열만 있는 게 아니었다. 윤석민도 있었다.
넥센이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윤석민의 쓰리런 홈런 덕분에 6대 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넥센은 먼저 1승을 챙기고 한국시리즈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역대 24차례 5전3승제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모두 19차례(79.2%)나 된다.
넥센은 2회초 박헌도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 나갔지만 곧바로 3회초 2점을 내주며 1-2 역전을 당했다. 4회에는 선발 헨리 소사가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125m짜리 대형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1-3으로 점수가 더 벌어졌다.
뒤지던 넥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넥센은 6회말 무사 1, 2루에서 이성열의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1사 2, 3루 찬스에서 포수 박동원 타석에 대타로 들어선 윤석민은 LG 두 번째 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우월 3점포를 터트리며 단숨에 5-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윤석민은 이 홈런 한 방으로 PO 1차전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2004년 두산 베어스에서 데뷔한 윤석민은 차세대 거포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잦은 부상으로 큰 활약을 펼치지 못하다 지난해 말 넥센으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올 시즌 주로 대타요원으로 출전했음에도 99경기에서 두자릿수 홈런(10개)을 기록할 정도로 한 방이 있는 선수였다. 윤석민은 “대타로 타석에 들어갈 때 긴장이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긴장이 안 됐다”며 “뭔가 해낸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LG는 경기 초반 대량 득점 기회에서 주루플레이 미스로 경기 흐름을 내줘 아쉬움이 컸다. LG는 0-1로 뒤진 3회초 무사 만루에서 1점을 낸데 이어 또다시 찾아온 무사 만루에서 4번 타자 이병규(7번)가 좌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적시타를 쳐내 2-1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2루 주자 김용의가 타구 판단 미스로 3루에서 멈칫한 게 화근이 됐다. 김용의는 홈에서 태그 아웃됐고, 1루 주자 박용택은 김용의 탓에 3루를 포기하고 2루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를 알아채지 못한 이병규가 2루를 돌아 3루 방향으로 조금 더 달리다 추월아웃 판정을 받아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두개가 됐다. 이후 이진영이 1루 땅볼로 그치며 이닝은 그대로 종료됐다.
PO 2차전은 28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넥센은 앤디 밴헤켄, LG는 신정락을 각각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윤석민도 있었다… 3점 홈런으로 넥센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입력 2014-10-27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