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직원들 강연으로 용돈벌이

입력 2014-10-27 16:03

금융 당국 직원들이 박근혜정부 들어 외부 강연을 통해 6억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연한 업무를 수행하고도 강연료 명목으로 ‘용돈벌이’를 했다는 비판이 높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금융 당국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지적했다. 김 의원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무조정실, 국민권익위원회, 국가보훈처,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014년 9월까지 외부강연 신고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다.

외부강연 신고자료 분석 결과 금융 당국의 비중이 높았다. 금융위와 금감원 직원 2000여명은 이 기간 1665건(금융위 339건·금감원 1326건)의 강의를 통해 총 6억310만원(금융위 1억2572만원·금감원 4억7738만원)을 받았다. 금융위 직원 1인당 1.3건, 금감원 직원 1인당 0.7건의 강의를 한 셈이다.

지난해 인사청문회 당시에도 김 의원으로부터 잦은 외부강연을 지적받았던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에도 외부강연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 위원장은 45건에 걸쳐 2091만원, 최수현 금감원장은 42건에 걸쳐 1654만원의 강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위원장은 강의료에 대해 “직원 경조사비로 사용하는 등 개인적으로는 전혀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위 소속 과장 및 사무관들의 외부강연 횟수도 많았다. 김 의원은 “당연히 해야 할 자기 업무를 수행하고도 강연료 명목으로 손쉬운 용돈벌이를 했거나, 공인된 ‘떡값’을 받은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강연은 정부 지침에 맞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특정인이 너무 잦게 외부강연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대답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