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아이들 목숨 앗아가는 이-팔 분쟁>
이스라엘계 3개월 여아·팔레스타인 5살 소녀 잇따라 희생…팔레스타인 10대, 이스라엘 군 발포로 연이어 숨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으로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는 지난 2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인이 차를 몰고 트램(노면전차) 정류장으로 돌진, 유모차에 타고 있던 생후 3개월된 이스라엘계 미국인 여아가 숨졌다.
당시 부상했던 에콰도르 여성 관광객(22)도 26일 끝내 목숨을 잃어 희생자는 두 명으로 늘었다.
이 사건이 벌어지기 사흘 전인 19일 팔레스타인들이 모여 사는 요르단강 서안지구 라말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는 정반대였다. 팔레스타인 뉴스통신사 WAFA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나온 차량 1대가 유치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던 5살 팔레스타인 소녀 2명을 의도적으로 치어 이 중 한 명이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10대들이 시위를 하다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숨지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팔레스타인 소년 오르와 하마드(14)는 24일 서안지구 실와드에서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숨졌다. 하마드가 화염병을 던지려고 해 방어차원에서 발포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앞서 16일에도 이스라엘 서안지구에서 마을로 진입하는 이스라엘군에 항의하던 팔레스타인 소년 바하 바드르(13)가 이스라엘군이 쏜 총에 목숨을 잃었다. 역시 군중이 군을 향해 화염병을 던져 실탄 사격으로 대응했다는 것이 군의 발표다.
희생자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스라엘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주례 내각회의에서 "주민들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고 공중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비 병력 1천 명을 보강하겠다고 발표했다.
양측 간의 갈등으로 무고한 아이들이 희생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이스라엘 10대 3명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돼 살해된 바 있다. 이 일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본거지인 가자지구를 50일간 폭격했고,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10대 소년을 납치해 보복 살해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transil@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팔 분쟁에 무고한 아이들 목숨 희생 잇달아
입력 2014-10-28 0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