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해역의 수온이 크게 떨어져 잠수사들이 수중에서 수색작업을 하기가 훨씬 힘들어졌습니다. 지난 5월 숨진 2명의 민간 잠수사들이 의사자 지정을 받지 못한 것도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세월호 수색현장에서 6개월 넘게 악전고투해온 잠수사들은 27일 실종자 가족들이 일부에서 논의하던 세월호 인양을 보류하고 수중수색을 계속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소식에 난감하다는 표정이었다. 이들은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들에게 사법부의 철퇴가 내려진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날씨가 추워져 더 이상 수색작업을 진행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낱같은 희망을 건 수색작업을 이제 접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세월호 민간 잠수사들을 담당하는 88수중환경 박경렬 현장소장은 이날 “더 이상 수색은 어려울 것”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와 해경에 법률적 절차에 따른 결정사항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소장은 앞서 지난 25일 민간 잠수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달 말까지 세월호 수색작업을 일단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88수중환경 백성기 감독관 역시 “오는 28일 범대본 회의에 참석해 이달 말까지 수색작업을 진행한 뒤 철수한다는 입장을 공식 보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범대본과 실종자 가족 법률대리인 배의철 변호사는 “민간 잠수사 철수는 개인적 의견”이라며 잠수사 철수에 부정적 의견을 보여왔다. 하지만 수색작업의 실질적 주체인 88수중환경의 현장 감독관에 이어 현장소장까지 철수입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선체 인양보류 결정과 맞물려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잠수사들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보름쯤 지났을 때부터 크고 작은 수난을 겪었다. 지난 5월1일 민간 잠수사 1명이 처음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다행히 응급조치로 의식을 되찾았다.
이후 같은 달 6일과 30일에는 실종자 수색을 위해 세월호 선체절단 작업을 하던 민간 잠수사 이광욱(53)씨와 이민섭(44)씨 등 2명이 잇따라 숨졌다. 연인원 80명 이상의 잠수사들도 세월호 수색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았다. 상당수 민간 잠수사들은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세월호 수색과정에서 숨진 민간잠수사 2명의 의사자 지정에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돼 지정 절차가 늦어지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6개월 악전고투’ 세월호 잠수사… “더 이상 수색작업 어렵다”
입력 2014-10-27 1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