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내년 경제성장률 3.9%”… 해외 주요 투자은행 7곳 평균값

입력 2014-10-27 09:44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0.3% 포인트 개선된 3.9%가 될 것이라는 월가 시각이 발표됐다. 한국 정부가 제시한 수치보다는 비관적이고 한국은행 전망치에 보다 가까운 결론이다.

2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7곳이 제시한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3.91%였다. 7곳은 BNP파리바, 바클레이즈, 씨티그룹, 도이치방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 등이다. 이는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한국은행(3.9%)과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기획재정부의 전망치(4.0%)보다는 소폭 낮다.

7곳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값은 3.61%였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3% 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IB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며, 한국 정부의 정책 효과가 나타나며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미국 양적완화 종료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면서 올 연말까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도 내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렇다고 해서 전망이 마냥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이번에도 발목을 잡는 모습이었다. 씨티그룹은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규제 완화로 늘어날 가계부채는 금융시스템 위기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내수 진작에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하락세가 이어진 국제유가가 내년에 반등하면 원유 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분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45% 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25% 포인트 높아질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간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부담이 됐던 엔화약세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달러화의 강세는 원화약세뿐 아니라 엔화약세로도 이어져 자동차 등 업종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최근 유로존을 중심으로 한 경기회복 둔화세, 각종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증시 변동성을 키울 부분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맥락에서 씨티그룹(3.9→3.6%)을 포함해 바클레이즈(3.9→3.7%), 노무라(3.8→3.5%) 등이 7월 전망치에 비해 한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0.3%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