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트러블이 생기거나, 신체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 대부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치유 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특별한 요법을 취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생체가 지닌 방어 기능으로 치유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시력은 그렇지 않다. 한번 떨어진 시력은 절대 혼자서 복구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에는 젊을 때부터 안경이나 렌즈 착용 시작해 라식, 라섹 수술 등을 통해 시력교정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는 피할 수 없는 노화의 시기가 찾아오면 대부분 40~50대부터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고 특히 가까운 사물이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이 찾아온다. 이처럼 노안이 찾아오면 눈에 피로감이 나타나고 또한 뻑뻑한 느낌이 동반되는데, 이와 증상이 비슷해 헷갈리기 쉬운 질환이 바로 ‘안구건조증’이다.
글로리서울안과 구오섭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40대 언저리에 찾아오는 노안과 혼동이 잦은 안구건조증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고,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비법에 대해 일아보자.
◇젊은 층만 주의하면 된다? 4050 중년층 위협하는 안구건조증=노안의 경우 노화와 함께 찾아와 쉽게 인식되지만, 안구건조증은 흔히 렌즈착용이나 컴퓨터 사용이 잦은 젊은층에게 주로 나타난다고 생각해 중년층의 경우에는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안구건조증은 젊은층보다 중년층의 눈 건강을 괴롭히는 주범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3년 안구건조증 통계를 살펴보면, 50대가 41만2338명으로 19.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대 34만7589명 16.4% ▲60대 31만4657명 14.85% ▲20대 30만5833명 14.43% ▲30대 29만6583명14.00% 등의 순이다. 즉, 안구건조증 환자 10명중 약 4명이 40~50대의 중년층 환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안구건조증은 노화, 과도한 눈물의 증발, 갑상성질환, 만성 결막염, 눈물샘 손상들이 주된 원인인 일종의 증후군이다. 하지만, 중년층의 경우 40대부터 시작되는 노화로 인해 눈물의 분비량이 감소하며 눈물의 상태가 변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 불고 건조한 날씨나, 겨울철 온열기구 사용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더 발생하거나, 더욱 악화되기 쉽다. 따라서 중년층의 경우 눈에 피로감이 자주 들고 눈이 뻑뻑하고 충혈이 잘되는 경우 혹은, 눈시림, 이물감의 증상이 느껴진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노안과 안구건조증을 분별하고, 적합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직 난 아니겠지?” 생각 금물, 노안 가속화 부른다=안구건조증이 젊은층에게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쉬워 간과하는 것과는 반대로, 아직 본인에게 노안이 생길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해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인해 눈의 피로감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면서 노안 발생의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때문에 40대 초반에도 노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노안을 인정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 증상의 악화로 불편함을 증가시킬 수 있어 노안을 키우는 지름길로 접어들 수 있다.
노안초기에는 책이나 모니터를 장시간 보게 되면 눈의 피로감이 빨리 들고 시야가 침침하게 흐려 보이는 증상이 들어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또한 눈에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외부에서 쉽게 눈이 시리고, 눈곱이 자주 끼는 등 안구건조증이 동반되어 노안을 안구 건조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증상을 방치하거나 인공눈물 점안 등의 단순 조치로 노안을 가속화시키기 쉽다.
글로리서울안과 구오섭 대표원장은 “노안은 초점거리를 조절 하는 수정체의 능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앞이나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서서히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질환으로 안구건조증과는 완연히 다르다”며 “25~30㎝ 정도의 근거리 작업이 어려워지고 먼 것과 가까운 것을 교대로 볼 때 전환이 늦어지며, 책을 읽을 때 눈이 피로해 두통이 생기거나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불쾌감이 느껴지는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노안은 단순한 눈의 피로감이 아니므로 40대 이상이면서 스마트폰, 제품설명서의 작은 글씨가 보기 어려워 지는 등의 시력 이상이 느껴진다면 노안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은 같아도 치료법은 완전히 다른 안구건조증 vs 노안=안구건조증의 회복은 젊은 세대의 경우 휴식을 취하거나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눈물 점을 막아 배출되는 눈물의 양을 줄이는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발생 원인에 따라 눈꺼풀 염증 치료나, 항염증 치료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반대로 노안은 일반적으로 돋보기나 다초점렌즈 안경을 착용하거나 노안 시력교정수술이 주된 치료법이 된다. 흐릿해진 근거리 시야와 초점을 잡아주고 눈의 피로감 등을 없애주면서도 시력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노안 시력교정 수술의 경우 다초점 레이저 수술, 노안 각막 인레이수술(카메라 인레이, 레인드롭인레이), 혹은 노안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 등과 같은 수술를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다.
구 대표원장은 “몇 년 전만해도 노안교정수술의 부작용이나 가격, 수술 시간 등을 이유로 시술을 피하는 중장년층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통증 없이 근시, 원시, 난시 시력교정과 노안을 모두 잡는 다초점 레이저 수술로 다음날 일상 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해 40~50대 젊은 노안 환자들의 호응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구건조증 및 노안 자가진단 테스트>
*다음 질문 중 각각 5가지 이상 해당되면 안구건조증 또는 노안이 의심된다.
안구건조증 자가진단 리스트
노안 자가진단 리스트(40대 이상이면서)
■가만히 있어도 눈이 종종 시리다
■휴대폰을 조금 멀리해야 또렷하게 보인다.
■눈에 통증을 느끼면서 시력이 떨어졌다
■가까운 곳을 보다가 먼 곳을 보면 흐릿하고 초점이 금방 잡히지 않는다.
■눈을 떴다 감을 때 이물감이 느껴진다
■눈이 침침하여 자주 눈을 깜박이거나 비비게 된다
■쉽게 눈이 충혈된다
■돋보기를 착용하면 또렷하고 정확하게 보인다.
■외출 시 눈물이 난다
■신문이나 책을 읽을 때 보는 거리가 점점 멀어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눈이 뻑뻑하다
■밝은 조명에서는 잘 보이는 글씨도 어두운 조명에서는 흐리게 보인다.
■눈곱이 자주 낀다
■처음에는 잘 보이다가 차차 흐려지기도 한다.
■햇빛이나 불빛 아래에서 눈을 뜨기 힘들다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글씨가 겹쳐 보인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헷갈리는 단풍철 안구건조증과 노안, 복시 증상 여부가 구별 관건
입력 2014-10-27 0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