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그리고 서태지... 가수의 힘은 '가창력'이었다

입력 2014-10-26 20:56 수정 2014-10-26 21:16
가수의 힘은 가창력이었다.

지난 25일 오후 11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서태지’가 아니라 ‘이승환’이었다. 이 시간 종합편성 채널 프로그램인 ‘히든싱어’에선 이승환편이 방송되고 있었다.

이승환은 모창능력자들과의 대결에서 마지막 4라운드 곡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를 열창했지만 한 표 차이로 탈락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시청률은 5.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MBC는 ‘크리스말로윈 서태지 컴백쇼’라는 제목으로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가 지난 1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진행한 ‘크리스말로윈’ 콘서트를 방송했다. 이 방송의 시청률은 4.5%에 그쳤다. 방송에선 공연 중간, 중간 서태지가 김구라와 이야기를 나누며 가수이자 아빠 서태지의 모습을 가감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나 가수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가창력이었고 노래였다.

그 동안 서태지는 음반을 낼 때마다 가창력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음반을 녹음할 때도 최고의 사운드를 뽑아내기 위해 최고의 장비를 사용하는 대신 자신의 목소리는 작게 했다.

이에 대해 서태지 팬들은 “서태지는 ‘보컬도 하나의 악기’로 접근한다”라거나 “작사와 편곡 실력만으로도 충분한 뮤지션”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콘서트에도 세계적 음향 엔지니어 폴 바우만에게 음향을 맡겼고 총 130대의 메인 스피커를 사용했다. 사운드는 최고였지만 서태지의 목소리는 사운드에 파묻혔다. 그나마 일부 곡은 음까지 맞지 않았다.

지난 18일 콘서트에 참석한 한 팬은 “라이브와 음반의 목소리가 다르다는 건 알았지만 이번 콘서트는 더 심했다”고 혹평했다.

공연을 본 한 음악평론가도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라이브의 황제로 꼽히는 이승환의 저력은 방송에서도 발휘됐다.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선보였다.

방송이 끝난 직후 네티즌들도 솔직하게 반응했다. “이승환의 가창력이 서태지를 눌렀다”, “서태지도 이제는 약해졌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