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여야 지도부 29일 어떤 이야기 나눌까>
朴대통령, 경제관련법·공무원연금 개혁 조속처리 요청 예상…김대표와 갈등후 첫 만남 주목…野 개헌·세월호법 거론할듯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취임후 연거푸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는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여야 지도부와 자리를 함께 한다.
지난 6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 창간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자연스럽게 만났을 때 나온 '회동 아이디어'가 시정연설을 계기로 성사된 것이다.
이번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만남은 시기적으로 보나 예상의제로 보나 관심을 끄는 요소가 많다.
당장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가 개헌 및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 등을 놓고 일종의 갈등양상을 보인 이후 박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또 우여곡절 끝에 야당 원내지도부가 새로 구성된 이후 마련된 첫 회동이기도 하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세월호 국면으로 국회 파행이 장기화하며 본인 스스로 강조해 온 '경제살리기의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입법부에 경제관련 법안과 새해예산안의 법정기한(12월2일) 내 처리를 직접 호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정부 2년차의 최대 개혁과제로 급부상한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정치권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노력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 박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경제관련 입법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를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가능성이 큰 만큼, 새누리당은 회동에서 이런 사실을 상기하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력과 조속한 입법추진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청와대의 협조를 요청하고, 경제활성화가 아닌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언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전임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아가 박 대통령이 불편해 하는 `개헌 문제'까지 거론한다는 계획이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세월호법과 경제민주화법 등 여러 문제를 다 말할 것"이라며 "개헌 이야기도 당연히 할 것이고, 이명박 정부 실정에 대한 국조 필요성도 물론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블을 사이에 놓고는 박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 사이에 주로 대화가 오가겠지만 정치권의 시선은 오히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미묘한 시기'에 만나는 장면에 쏠리고 있는 측면도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중국 방문기간에 정기국회 이후 연말정국에서 개헌 논의의 불가피성을 언급한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고, 이어 공무원 연금 개혁 시기를 놓고도 연내를 '목표시한'으로 못박은 청와대와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도 앙금을 털어내지 못한 채 어색한 모습을 보일지, 아니면 공무원연금 개혁 등 주요 정책 현안을 놓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일지가 앞으로 당청간 협업의 깊이와 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여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 전에 김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와 박 대통령이 먼저 만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 차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해 9월16일에도 야당의 '3자 국회회담' 요구를 수용해 국회 사랑재에서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만난 적이 있다.
이번 국회 회동은 청와대의 회동 요청을 여야가 수용하는 형식으로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이 몸을 낮춰 핵심 입법과제에 대해 국회의 협조를 부탁하는 의미로 이런 절차를 밟았다는 게 여당 쪽 얘기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오는 모습을 취하는 것이어서 오히려 보기좋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활발한 외부 행보를 통해 경제활성화의 시급성을 여야에 강조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강건택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朴대통령-여야 지도부 29일 회동 내용 뭘까…시기로나 의제로나 관심 촉각
입력 2014-10-27 0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