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상위 스플릿 진출 조민국 "내 인생 가장 기억 남는 경기…3골, 멋있었다"

입력 2014-10-27 00:25

<프로축구> 죽다 살아난 조민국 감독 "내 인생의 경기"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성남FC에 신승을 거두며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한 조민국 울산 현대 감독은 "오늘 경기가 감독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며 후련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울산은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성남FC와의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전남 드래곤즈에 골득실로 앞선 상황이어서 성남을 꺾지 못하면 자력 상위 스플릿 진출이 불가능했다.

따르따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으나 후반 초반 2골을 연달아 내줬고 후반 22분에는 수비진이 제파로프에게 농락당한 끝에 김동섭의 추가골마저 허용했다.

그러나 울산의 '호랑이'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후반 28분부터 3골을 연달아 터뜨려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역전당한 상황에서 그대로 주저앉았다면 울산은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앉을 수 있었다. 같은 시각 전남 드래곤즈가 막판 2골을 따라붙은 끝에 인천 유나이티드와 3-3 무승부를 거뒀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인천의 골 소식을 통보받았을 때에는 인천을 응원해야 하나 생각도 했다"고 농담한 뒤 "그래도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감독으로서 수백 경기를 치러봤지만 오늘 경기가 감독 인생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면서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3골을 넣어줘 고맙게 생각한다. 멋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 감독은 2-3으로 뒤지던 후반 29분 베테랑 수비수 박동혁을 교체 투입시켰다. 그에게 공격수 역할을 맡기는 모험을 했고 이는 결국 '승리의 한 수'가 됐다. 박동혁은 페널티킥을 얻어낸 데 이어 머리로 직접 역전골까지 해결했다.

조 감독은 "박동혁은 고등학교 때 스트라이커를 봤던 선수"라면서 "박동혁이 들어가면 넣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투입했다"며 씩 웃었다.

이제 상위 6개 팀끼리 각 5경기씩을 치른다. 순위가 요동칠 수 있어 스플릿 라운드 경기는 '승점 6점짜리 경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울산의 목표는 3위 안에 들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조 감독은 "김신욱과 이용을 쓸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분위기가 올라온 만큼 공격적인 경기로 나머지 다섯 팀을 괴롭히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성남=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ahs@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