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의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사실은 다들 아시죠? 올 최악의 대기오염이 발생한 지난 19일에는 급기야 베이징 국제마라톤 대회에서 마스크를 쓰고 달리거나 대회 참가를 취소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기도 했습니다.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는 사이 일반 시민들의 삶도 대기오염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진이 인터넷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특히 결혼식을 앞둔 예비부부가 마스크를 쓰고 결혼식 야외촬영을 하는 진풍경이 벌이지고 있다는 소식에 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 인터넷에 나도는 사진부터 보시죠. 베이징의 시내 건물 옥상에서 촬영됐습니다. 사진 뒤 멀리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중국중앙방송(CCTV) 본사 빌딩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예비 부부와 남녀 들러리 10여명이 결혼식을 앞두고 촬영한 것으로 보이네요.
어둡고 탁해 보이는 야외인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마스크를 쓴 채 사진 모델로 나섰습니다.
사진을 찍은 사람은 “이 베이징 사람들은 베이징에 대한 애정과 어쩔 수 없는 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는군요. 즉 베이징의 대기가 심각하게 오염됐지만 그래도 여기에서 나서 자란만큼 어쩔 수 없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뜻이랍니다.
사진을 본 중국 네티즌들은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숨 쉬는 것조차 고통인 시대라니, 과연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어릴 때 환경보호 포스터에서 가스마스크를 쓰고 있는 장면을 봤는데, 그게 현실이 되다니”라는 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베이징의 대기오염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지난 19일 PM 25(초미세먼지)를 포함하는 대기오염 지수가 최악기준인 300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PM 25는 2.5㎛(1㎛=100만분의 1m) 이하의 미립자 형태 물질로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사람 폐 속 깊숙이 침투해 건강에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대기오염지수는 24일에도 368까지 치솟았습니다. 또 중국 전역에서 천식을 앓는 어린이 수가 1000만명에 육박한다는군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베이징 사람이니 어쩔 수 없지” 마스크 쓰고 결혼식 야외 촬영
입력 2014-10-26 1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