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 절반 이상이 40대 여성

입력 2014-10-26 13:34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의 절반 이상은 40대 이상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5년간 우울증 치료 내역을 분석한 결과 2009년 약 55만6000명이던 환자가 지난해 66만5000명으로 약 10만9000명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같은 기간 우울증 총 진료비는 2135억원에서 2714억원으로 579억원 늘었다. 매년 6.2%씩 증가한 수치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70대 이상(22.2%) 가장 많았고 50대(21%), 60대(17.4%) 순이었다. 20세 미만과 20대는 각각 4.6%와 7.7%에 그쳤다. 2009년과 비교하면 70대와 50대 환자가 각각 5만3552명, 3만5013명씩 늘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심평원 박두병 심사위원은 “고령화로 만성질환이 늘고 퇴직을 겪은 베이비붐 세대가 50대로 진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40대 이상 여성 환자는 전체 진료인원의 53.5%를 차지했다. 폐경과 함께 성장한 자녀의 독립에 따른 허무함과 우울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5년간 환자 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매년 2배 정도 많았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5.4%)이 여성(4.2%)보다 높았다.

우울증 유발 요인은 성별에 따라 다르다. 남성은 명예퇴직, 감원 등 사회적 압박 때문인 경우가 많다. 자존심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거나 술과 담배 등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여성은 임신, 분만, 폐경을 겪는 동안 호르몬 변화로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스트레스를 참는 게 여성의 미덕인양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

박 심사위원은 “우울증은 스스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약물·정신·인지치료를 받는 게 좋다”며 “술 등을 피하고 활발한 신체활동을 하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