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상체제'의 성패가 걸린 새정치민주연합 정치혁신실천위원회가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다. 외부인사로 영입된 4명의 면면을 두고 ‘그 나물에 그 밥’이라거나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난과 함께 당내 계파싸움이라는 고질병이 터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문희상 1기 비대위에 혁신위원장으로 참여했던 성공회대 정해구 교수가 이번 2기 혁신위에도 들어온 것을 놓고 비주류를 중심으로 많은 '뒷말'이 무성하다. 정 교수는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2012년 대선에선 문재인 후보 캠프의 새정치위원회 간사를 맡는 등 꾸준히 당무에 관여해왔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경제 전문가 우석훈 박사도 참신성과 다소 거리가 있는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 박사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원한 범야권의 공조 조직인 '정권교체-새정치 국민연대'에 참여했다.
두 학자가 전당대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 의원과 가깝다는 점도 당권을 둘러싼 계파 대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실제로 두 학자는 그동안 문 의원 편에서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새정치' 구상을 여러 차례 비판한 바 있다.
비노 진영의 한 의원은 26일 "혁신위 외부위원으로 친노 쪽 전략가들을 영입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돌려막기' 인사로 혁신위를 꾸린 것은 당이 처한 현실과 위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대목이기도 하다.
우 박사와 '스타강사' 출신의 이범 교육평론가의 경우 지난달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으로 영입돼 활동하고 있다. 정책 마련에 집중하라고 데려온 사람들을 정치혁신 작업에까지 투입한 것이다.
"게도 구럭도 다 잃게 한 인사"라는 비아냥거림이 나오는 이유다.
혁신위가 깃발을 든 지 한 달 만에 어렵사리 면모를 갖춘 것은 명망 있는 외부 인사가 새정치연합에 몸담기 꺼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다 당내 반발로 퇴진하는 등 외부 인사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상을 노출한 것이 인재 영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野 혁신위 ‘구인난 허덕’ 한 달… “돌려막기 아니냐”
입력 2014-10-26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