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중국 펀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증시의 동반 약세 속에서 후강퉁(홍콩 상하이거래소 간 교차거래) 도입 기대감으로 중국 증시만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중국 주식형 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0.55%, 3개월 수익률은 1.27%, 6개월 수익률은 6.6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2.74%, -1.63%, 3.87%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퍽 양호한 모습이다. 중국 펀드의 1개월 성적은 모든 지역별 펀드 가운데 가장 좋았고 3개월 수익률은 인도에 이어 두 번째, 6개월 수익률은 인도, 아시아신흥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유로존발 세계 경기둔화 우려, 미국 양적완화 종료 이슈 등에 따라 세계 증시가 대부분 휘청였지만 중국과 홍콩 증시만 유독 선방했기 때문이다. MSCI 신흥시장 지수가 지난 3개월간 7.88% 떨어지는 동안 MSCI 중화권 지수는 2.0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특히 최근 설정된 중국 펀드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제로인이 분류한 중국 펀드 142개(상장지수펀드 제외) 가운데 2012년 이전 설정된 펀드에서는 올해 들어 1조7168억원이 순유출됐지만, 2012년부터 최근까지 출시된 신규 펀드로는 1980억원이 순유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후강퉁 도입에 따른 자금유입이 ‘바이 차이나’를 일으켰다고 보고 있다. 후강퉁은 전세계 모든 개인투자자에게 상해A시장을 동시에 개방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발빠른 개인 투자자금이 중국 본토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4월 처음 후강퉁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후강퉁 거래 개시 시점이 10월쯤으로 굳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7월 이후부터 펀드 유입 추세가 두드러졌다.
현재 위험요인이 있는 기업들이더라도 향후 전망은 밝다는 분석이 계속 제시될 정도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비록 현재의 실적이 부진하거나 잠재적 리스크에 당면해 있는 종목들도 단기적으로 주가의 흐름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애물단지였던 거 맞아?”… 후강퉁 기대감 타고 중국펀드 반짝
입력 2014-10-26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