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청원에 1인시위까지…한화 팬들의 염원이 '야신'을 품었다

입력 2014-10-25 22:41

‘야신’ 김성근(72) 감독이 25일 한화 이글스 새 사령탑에 선임된 데에는 한화 팬들의 ‘눈물겨운’ 투쟁이 결정적이었다.

당초 한화는 내부 승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제10대 감독 선임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19일부터 구단 홈페이지에 김 감독 선임을 위한 릴레이 서명이 이어졌다. 또 “김성근 감독을 한화의 10대 사령탑으로 모시자”고 인터넷 청원을 했다. 더 나아가 한화 본사에도 전화나 이메일 등으로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급기야 서울 종로구 한화 본사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는 등 구단과 모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한화는 24일 오후 김 감독에게 “만나서 의견을 듣고 싶다”고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다음날 정승진 사장과 김 감독이 만났다. 김 감독은 “나를 좋게 봐주신 팬들에게 고맙다”면서도 “감독을 선임하는 것은 구단이다. 여론이 만들어낸 감독이라는 평가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정 사장은 “팬들의 여론이 아닌 팀의 체질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야신’은 정 사장과 면담 끝에 한화를 품었다.

한화 팬들은 김 감독의 사령탑 선임에 크게 기뻐하고 있다. 한 한화 팬은 “우리도 일어날 때가 됐다”며 “패배주의에 빠진 선수들의 승부 근성을 일깨울 김 감독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