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였던 ‘야신’ 김성근(72) 감독의 행선지는 결국 한화 이글스였다.
한화 구단은 25일 밤 “김성근 감독과 2015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총액 20억원(계약금, 연봉 각각 5억원)에 계약을 마쳤다”고 공식발표했다. 2011년 8월 18일 SK 와이번스에서 경질돼 1군 무대를 떠난 후 3년 3개월 만의 복귀다.
김 감독은 올 정규시즌 직후부터 여러 팀의 감독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2011년 말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고양 원더스의 해체로 자유의 몸이 된데다 한화를 비롯해 SK, KIA, 롯데, 두산까지 새 감독을 선임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한화는 당초 내부 승격으로 감독을 선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한용덕 단장 특별보좌역과 이정훈 퓨처스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하지만 한화가 하위권에서 탈출하길 원하는 팬들은 간절히 김성근 감독의 부임을 원했다. 팬들은 “김성근 감독을 한화의 10대 사령탑으로 모시자”고 인터넷 청원을 하고, 서울시 종로구 한화 본사 앞에서 1인 시위까지 하는 등 구단과 모기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결국 한화 구단은 24일 김 감독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심했고, 25일 김 감독과 면담한 뒤 최종 결정을 내렸다.
김 감독은 강력한 리더십과 전략 및 혹독한 훈련으로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지도력으로 유명하다. 1984년 OB 베어스 감독을 시작으로 국내 프로야구 5개 팀 감독을 역임했고, SK 감독 시절 한국시리즈 3회(2007, 2008, 2010) 우승을 이끈 것은 물론 통산 1234승 1036패 57무의 성적을 올리며 ‘야신(야구의 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원리원칙에 충실한 강한 성격으로 구단 프런트와 종종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결국 SK 감독 시절인 2011년 8월 시즌 도중 “올 시즌 후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고, SK 구단은 이튿날 그를 전격 경질했다.
야인으로 돌아간 김 감독은 같은 해 12월 국내 최초의 독립야구단이던 고양 원더스의 사령탑으로 취임해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명성 높은 조련사답게 세 시즌 동안 20여명의 선수를 프로구단에 입단시켜 ‘제2의 길’을 열어줬다. 그리고 올해 9월 고양 원더스가 전격 해체되면서 야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체질 개선이 시급한 한화 구단의 러브콜을 받고 다시 프로야구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벌써부터 야구계에서는 김 감독이 한화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야신'의 행선지는 결국 한화였다
입력 2014-10-25 2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