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쉬었나.”
프로야구 정규리그 3위 팀 NC 다이노스가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실패했다. NC가 정규시즌 4위 LG 트윈스에 무릎을 꿇은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었다. 하지만 선수단을 하나로 묶고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는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에도 많은 아쉬움이 있었다.
김 감독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 선발로 테드 웨버를 내세웠다. 그런데 정작 웨버는 제구력에 난조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경기 초반 LG 선수들의 본헤드 플레이로 NC는 주도권을 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쳐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1회말부터 웨버는 1사 후 김용의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그런데 2루로 도루를 시도하던 김용의가 멈칫해 2루에서 아웃됐다. 2회말에도 무사 만루 위기에서 오지환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최경철이 병살타를 쳐내 실점을 하지 않았다. 3회말에는 무사 1, 2루에서 2루 주자 손주인이 포수 견제로 아웃돼 NC의 기를 살려줬다.
하지만 김 감독은 웨버의 제구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불펜에 구원 투수를 대기시키지도 않고 웨버를 믿었다. 결과적으로 웨버는 3회말 이병규(7번)에게 싹쓸이 3루타를 내주며 0-2로 리드를 허용했다.
공격에서도 선수 교체가 독이 돼 돌아왔다. NC는 6회초 이호준의 적시타로 1-4로 추격을 시작했다. 하지만 무사 2루에서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 타율이 0.500인 권희동을 빼고 박민우를 대타로 투입했다. 박민우는 신인으로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으로 포스트시즌 11타수 1안타라는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결국 박민우는 김 감독의 바람에 부응하지 못하고 2루수 땅볼로 물러나 추격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김 감독은 기선을 제압해야 할 준PO 1차전에서도 에이스 찰리 쉬렉 대신 신인급인 이재학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김 감독이 큰 기대를 걸었던 선발 이재학은 1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⅔이닝 5실점으로 난타를 당해 패전투수가 됐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팀을 6회나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 끈질긴 승부를 선보였다. 이후 NC를 이끌고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돌아왔다. 김 감독은 “더 강해지는 NC를 위해 준비를 할 것”이라며 “시즌은 끝났지만 내년 시즌 준비를 다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 이호준이 시리즈에서 잘해줬다”면서 “우리 전체 선수들이 말로만 듣던 포스트시즌을 직접 경험했다는 게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4년만에 PS 돌아온 김경문 감독, 아쉬웠던 용병술 "너무 오래쉬었나"
입력 2014-10-25 18:07 수정 2014-10-25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