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 재계약 엿새만에 전격 사퇴

입력 2014-10-25 16:04 수정 2014-10-25 16:06
사진=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선동열(51) 감독이 재계약한지 불과 엿새만에 전격 사퇴했다.

KIA는 25일 선 감독이 감독직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선 감독은 “감독 재신임을 받은 후 여러 가지로 고민한 끝에 지난 3년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는 내 야구인생을 시작한 곳이라 남다르게 애착이 갔다”면서 “꼭 좋은 성적을 올려 팬들을 기쁘게 해 드리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선 감독은 “타이거즈 유니폼을 벗지만 영원한 타이거즈 팬으로서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야구 명가 타이거즈의 부활이 조속히 이루어지도록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감독이 재계약 직후 자진 사퇴를 한 것은 프로야구 사상 초유의 일이다.

선 감독은 앞서 지난 19일 KIA와 2년간 총액 10억6000만원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지휘봉을 잡은 후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지 못해 재계약을 놓고 팬들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팬들이 1인 시위까지 나서기도 했다.

이에 선 감독은 지난 22일 “모든 질책을 달게 받겠다. 지난 3년 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면밀히 분석하고 연구해 달라진 팀을 만들겠다”는 내용의 장문의 사과문을 게시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비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IA는 선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이른 시일 내에 후임 감독을 결정할 방침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